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 사진=뉴스1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 사진=뉴스1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 논란에 대통령실이 미국 의회가 아닌 우리 야당을 칭한 것이었다고 해명하자 "만약 그 용어가 야당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하더라도 많이 유감스러운 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여당 지도부에서 해당 논란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 원내대표는 23일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 논란에 대해 여당 원내대표로서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정확한 사실 관계를 파악하지 못하고 언급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면서도 이같이 대답했다.

주 원내대표는 "(영상을) 보긴 했는데, 전후 발언의 경위라든지 내용에 대해 정보가 없다"며 "(윤 대통령이) 귀국하시면 그때 자세한 게 나올지 싶다"고 덧붙였다.

국익을 위해 이번 보도는 하지 않는 게 적절했다는 일부 시각에 대해선 "가급적 국익을 지키는 방향이 무엇인지 같이 고민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에선 윤 대통령의 외교 활동을 두고 '외교 참사' 등의 공세를 펴고 있는 야권을 향해 "비록 흡족하지 않은 부분이 있을지라도 대한민국 국가대표로 국익을 지키기 위해 하는 활동이니 응원해주시고 격려해주시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주 원내대표는 "문재인 전 대통령 시절 '혼밥' 문제부터 여러 가지가 있다"며 "대통령 외교활동 하시는 중에 그것이 오히려 국내 정쟁의 대상이 돼서 성과를 깎아내리는 일이 없도록 서로가 그런 점에 대해 생각을 같이했으면 좋겠다. 민주당에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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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21일(현지 시각) 바이든 대통령이 주최한 '글로벌펀드 재정공약회의'를 마치고 회의장을 나서며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이 X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하는 듯한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돼 논란을 낳았다.

다만 김은혜 홍보수석은 현지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이나 미 의회를 겨냥한 것이 아닌 우리 야당에 대한 우려를 언급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윤 대통령이 "국회에서 이 XX들이 '날리면' X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즉, 더불어민주당이 해당 예산을 '날리면'(국회에서 통과시켜 주지 않는다는 의미) 기부금 공여를 약속한 자신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체면이 서지 않는다는 취지의 발언이라는 설명이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