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 맨시티, 리버풀 선수 함께 뛴다?…국가대표팀 아냐"
선수협회도 "이미 일정 빡빡해" 우려…세리에A 회장 "검토하겠다"
"묘기농구단 데려오려고?"…클롭 감독, 'EPL 올스타전'에 난색
"묘기 농구단인 할렘 글로브트로터스라도 데려와 축구팀과 경기하는 광경을 원하는 걸까요?"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의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이 토드 보얼리 첼시 구단주가 제안한 'EPL 올스타전' 도입에 난색을 보였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 등에 따르면 클롭 감독은 지난 13일(현지시간) 2022-2023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경기에서 아약스(네덜란드)를 2-1로 꺾은 후 취재진에 올스타전 도입은 어렵다고 손사래를 쳤다.

클롭 감독은 "미국 프로스포츠 선수들은 중간에 4개월가량 쉰다.

쉬는 동안 잠시 운동하는 게 행복할 수도 있겠다"며 "축구와는 완전히 경우가 다르다"고 딱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과연 올스타전을 보고 싶어할지 모르겠다"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리버풀, 맨체스터 시티, 에버턴, 뉴캐슬 선수들이 한 팀에서 뛰는 모습을 생각해보라. 국가대표팀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언급된 팀들은 지역별로 라이벌이면서 리그 대표 '앙숙'으로 꼽힌다.

간혹 팬들끼리 물리적 충돌이 벌어질 정도로 사이가 좋지 않다.

"묘기농구단 데려오려고?"…클롭 감독, 'EPL 올스타전'에 난색
앞서 보얼리 첼시 구단주는 미국 뉴욕시에서 열린 금융업계 포럼 'SALT 콘퍼런스'에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를 모범 사례로 제시하며 올스타전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보얼리 구단주는 승강제로 이뤄진 영국 축구의 계층적 시스템을 일컫는 단어 '축구 피라미드'를 언급하며, 최상위 리그 EPL의 올스타전이 '낙수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이라 주장했다.

그는 "사람들이 축구 피라미드를 위한 자금을 이야기하는데, 올해 MLB는 올스타전을 통해 이틀간 2억 달러(약 2천800억원)의 수익을 올렸다"고 강조했다.

이어 "북부와 남부 팀이 맞붙는 올스타전의 도입을 EPL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클롭 감독만 이런 보얼리 구단주의 구상에 반대하는 게 아니다.

14일 잉글랜드프로축구선수협회(PFA) 대변인도 올스타전이 선수들에게 더 체력적 부담을 줄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 대변인은 "축구의 일정은 안 그래도 빡빡하다.

더 많은 것을 강요할 수 없다"고 밝혔다.

"묘기농구단 데려오려고?"…클롭 감독, 'EPL 올스타전'에 난색
그는 "올스타전 등 행사의 가치는 이해하고 있다.

특히 축구 생태계 전반에 자금이 모이게 할 수 있는 만큼 (이런 아이디어가) 무시돼서는 안 된다"면서도 "사전에 일정에 대한 광범위한 검토가 없다면 이런 행사를 추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런 미지근한 반응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과 11월 열리는 2022 카타르 월드컵 탓에 일정 조율이 어려웠던 EPL의 상황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더타임스는 해설했다.

EPL 측 반응과 달리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는 올스타전 도입에 긍정적이라고 로이터통신이 현지 ANSA통신을 인용해 전했다.

로렌초 카시니 세리에A 회장은 14일 "세리에A에 올스타전을 도입하겠다는 아이디어는 주목할 만하다.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