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명직 비대위원, 원내외 3명씩 동수…호남 등 출신지 배분
주기환, 인선 발표 직후 사의…비대위 '친윤 강화' 부담 관측
與 새 비대위, 지역·원외 안배…尹측근 주기환 90분 만에 번복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회'가 우여곡절 끝에 13일 비대위원 진용을 공개하고 당 수습 및 재정비의 닻을 올렸다.

이날 발표된 '비대위 시즌 2' 인선을 보면 애초 정 비대위원장이 공언한 대로 지역 안배를 고려하면서 원외 인사의 비중을 높인 것이 특징으로 풀이된다.

지명직 비대위원 6명은 원내 김상훈(대구)·정점식(경남)·전주혜(광주), 원외 김종혁(경기)·김행(서울)·김병민(서울) 등으로, 출신 지역을 고루 배분하면서 원내와 원외 인사가 각각 3명씩 동수를 이뤘다.

박형수 원내대변인은 오전 국회 브리핑에서 "이번 인선은 지역별 안배를 고려하면서 원내와 원외 인사를 두루 포함하되 원외 인사에 무게를 둬 다양한 목소리를 수렴하고자 했다"며 "지역별 안배와 통합을 고려해 해당 분야에 경험과 능력을 갖춘 분들로 모셨다"고 말했다.

김종혁 전 중앙일보 편집국장은 현재 당 혁신위 대변인을 맡고 있다는 점에서 비대위와 혁신위의 협력을 꾀하는 정 비대위원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애초 정 비대위원장은 혁신위원장을 맡고 있는 최재형 의원에게 비대위 참여를 제안했으나 본인이 고사한 바 있다.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김행 전 대변인은 지난 6·1 지방선거 당시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았던 정 비대위원장이 공관위 대변인으로 발탁한 인연이 있다.

가장 젊은 40세의 김병민 광진갑 당협위원장은 지난 대선 때 중앙선대위 공동대변인을 맡은 바 있다.

그는 과거 '김종인 비대위'에 참여하기도 했다.

원내 인사 중에서 3선의 김상훈 의원은 계파색이 옅은 인사로 꼽힌다.

재선의 정점식 의원은 검찰 출신으로 친윤계로 분류된다.

그는 안철수 의원이 국민의당 몫 최고위원으로 추천한 바 있다.

與 새 비대위, 지역·원외 안배…尹측근 주기환 90분 만에 번복
이날 비대위 인선에 윤석열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히는 주기환 전 인수위원이 포함됐다가 1시간30분만에 곧바로 번복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지난번 '주호영 비대위'에 참여하기도 했던 주 전 인수위원은 정 비대위원장의 전원 교체 방침 속에서도 유일하게 '비대위 시즌 2'에도 이름을 올리는 것으로 애초 발표됐다.

그러나 이날 오전 인선 발표 직후 주 전 위원은 정 비대위원장에게 사의를 표명했다고 한다.

이에 역시 '주호영 비대위'에 몸 담았고 같은 호남 출신의 전주혜 의원이 대타로 긴급 등판하게 됐다.

새 비대위가 표면적으로는 지역 안배를 내세우고 있지만,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정 비대위원장에 더해 윤 대통령의 검찰 시절 측근마저 참여한다는 점에서 결국 친윤 색채가 더욱 강해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부담을 느꼈다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오후 2시 열리는 상임전국위원회에서 비대위원 임명의 건을 의결한다.

정 비대위원장은 조만간 국회 부의장직을 내려놓고 권성동 원내대표의 후임도 곧 선출하는 등 당 내홍 수습 절차가 차례대로 시작될 전망이다.

그러나 당 안팎의 폭풍우도 만만치 않다.

與 새 비대위, 지역·원외 안배…尹측근 주기환 90분 만에 번복
당장 이준석 전 대표가 '정진석 비대위'의 효력 등을 정지해달라며 법원에 낸 가처분 신청 사건의 심문이 14일 열린다.

법원의 판단에 따라서 '정진석 비대위'의 존립 근거가 흔들릴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 비대위원장은 국회에서 기자들에게 "법원은 정당 안에서 자체적으로, 자율적으로 내린 결정에 대해선 과도한 개입을 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며 "사법자제의 선을 넘고 지켜지지 못할 경우 매우 우려스러운 일들이 발생한다.

결국 법원이 정치 위에 군림하게 되는 것"이라며 차단막을 쳤다.

그러나 이 전 대표 측 변호인단은 이날 입장문에서 "정당은 치외법권 지역이 아니므로 정당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하되 헌법·정당법·당헌·당규를 중대 명백하고 현저하게 위반하면 절차적 하자뿐만 아니라 실체적 하자도 심판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확립된 판례"라며 즉각 반박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