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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로움 달래는 따뜻한 한끼'…추석 연휴에도 붐비는 무료급식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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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로 탑골공원 앞 긴 대기줄… 식자재 동나 발길 돌리는 어르신도
    '외로움 달래는 따뜻한 한끼'…추석 연휴에도 붐비는 무료급식소
    "다음 세 분 더 들어오세요.

    한 시간 이상 기다리셨죠? 시장하시겠네요.

    "
    추석 연휴 첫날인 9일 오전 11시 40분께 서울 종로구 원각사 무료급식소 앞에서부터 탑골공원 안쪽까지 긴 줄이 늘어섰다.

    명절에 갈 곳 없는 취약계층 어르신 140여 명이 땡볕 아래서 목 뒤의 땀을 닦아 내리며 차례를 기다렸다.

    무료급식소에는 봉사자 10여 명이 앞치마를 두르고 식사 대기 줄 안내, 입장, 배식, 설거지, 식후 간식 배급 등 각자 역할에 따라 분주히 몸을 움직였다.

    최모(86)씨는 "여기 나와서 한 숟가락이라도 더 먹으면 저녁 끼니를 안 먹어도 되니 돈을 아낄 수 있다"고 했다.

    식사 차례를 기다리는 동안 새로운 친구를 사귀었다는 그는 "낙원상가 영화관도 가고, 줄을 기다리면서 옆 사람들과 친구도 되는 것 아니냐"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최씨의 '친구' 박모씨 역시 노인들처럼 어려운 계층에게는 무료급식소가 언제든지 기댈 수 있는 '큰집'의 역할을 한다고 했다.

    자식들과 연락이 두절된 지 20년째라는 신모(73)씨는 추석에 운영하는 급식소를 찾아 경기도 오산에서 왔다고 한다.

    대중교통으로 1시간이 넘는 거리다.

    '외로움 달래는 따뜻한 한끼'…추석 연휴에도 붐비는 무료급식소
    어르신들에게 음식을 대접하는 자원봉사자들도 감회가 남다르다.

    백설기, 빵, 두유, KF마스크 등을 검은색 봉지 안에 넣어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 노인들에게 나눠준 봉사자 서유상(19)씨는 "성인이 된 후 맞이한 첫 추석을 더욱 뜻깊게 보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햇볕이 너무 강해서 대기하는 할아버지들이 힘들어하시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좋지 않다.

    그늘막 같은 것을 설치해주시면 더 좋을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원각사 무료급식소에서 18년째 봉사를 해온 김남학(54)씨는 본인이 운영하는 식자재 점포에서 직접 재료들을 싣고 온다.

    어르신들을 보면 부모님 생각이 많이 난다는 김씨는 "항상 하는 일이기에 추석이라고 다를 게 없다"며 "어르신들께서 맛있게 먹었다고 말씀하시면 마음이 뿌듯해진다"고 말했다.

    오후 1시가 넘자 준비한 떡이 동이 났다.

    곧이어 두유와 빵마저 바닥을 드러내자 식사를 마치고 나온 한 노인은 "추석이 내일인데 빵도 떡도 못 받았다"며 마스크만 손에 쥔 채 차마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옮겼다.

    '외로움 달래는 따뜻한 한끼'…추석 연휴에도 붐비는 무료급식소
    296번째 마지막으로 급식소에 들어간 어르신이 식사를 마치고 나온 오후 1시 15분께 봉사자들은 빠르게 내부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원각사 무료급식소에서 10년째 봉사를 하고 있다는 강오숙(55)씨는 "들어오시는 분, 나가시는 분께 인사를 하느라 600번을 큰 목소리로 외쳤더니 목이 아프긴 하지만 '감사하다, 잘 먹었다'는 말을 들으면 너무 행복하다"며 활짝 웃었다.

    그는 이번 추석 연휴 내내 봉사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했다.

    식사를 마치고 나가는 한 노인이 내일도 급식소를 운영하냐고 묻자, 강씨는 "내일은 떡만둣국, 모레는 비빔밥이요"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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