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직격탄 맞은 1사단…임시 조처 후 매일 3천∼4천 명 투입
부대 피해 뒤로 한 채 민간인 수해복구 지원 나선 해병
"우리보다 훨씬 더 큰 피해를 본 포항시민을 위해서 당연히 해야 할 일입니다.

"
경북 포항에 있는 해병대 1사단이 부대의 피해를 뒤로 한 채 복구 지원에 나서 눈길을 끈다.

8일 해병대에 따르면 1사단은 지난 6일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포항 일대를 강타하자 즉시 부대원을 동원해 현장 수습 지원에 나섰다.

이 부대는 매일 장병 3천∼4천 명을 투입해 침수된 주택가, 시장, 상가 등을 중심으로 쓰레기를 치우고 진흙탕을 정리하는 일을 맡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해병대원들은 자신과 직접 관련이 없는 일임에도 배수로에 손을 집어넣어 쓰레기를 빼내는 등 몸을 사리지 않았다.

특히 1사단은 태풍으로 물난리가 난 지난 6일 오전 6시 30분께는 한국형 상륙돌격장갑차(KAAV) 2대와 고무보트(IBS) 3대를 투입해 주민 구조에 나섰다.

당시 장갑차는 운용 병력과 포항 남부소방서 구조요원을 태우고 청림동 일대에서 고립된 주민을 구조했다.

해병대가 공개한 구조 영상에는 물이 허리춤까지 차오른 도로에서 대원들이 민간인을 KAAV에 태우는 장면이 생생히 담겼다.

이처럼 해병대가 포항시민을 위해 나서기는 했지만 사실 여유가 있는 상황은 아니다.

1사단 역시 태풍의 직격탄을 맞아 부대 담이 일부 무너지고 많은 나무가 넘어지거나 부서지는 등 적지 않은 피해를 당했다.

또 시설물에 정전이 발생해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부대보다 시민이 사는 지역 피해가 더 크다고 판단해 무너진 담에 철조망을 설치하는 등 임시 조처만 하고 외부 지원에 힘을 쏟고 있다.

부대 관계자는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9일에도 복구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며 "앞으로 상황에 따라서 언제 얼마나 복구 지원에 나설지 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부대 피해 뒤로 한 채 민간인 수해복구 지원 나선 해병
부대 피해 뒤로 한 채 민간인 수해복구 지원 나선 해병
부대 피해 뒤로 한 채 민간인 수해복구 지원 나선 해병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