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고려아연"…노루홀딩스도 지분경쟁 돌입?
고려아연 노루홀딩스 등 은둔 경영을 해온 기업의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대주주 간 지분 경쟁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면서다.

1일 노루홀딩스는 4.26% 오른 1만22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23% 가까이 급등했다. 노루그룹 장녀인 한경원 노루서울디자인스튜디오 실장이 지분을 잇달아 매입하면서다. 한 실장은 지난 6월부터 40거래일에 걸쳐 노루홀딩스 주식 18만7396주를 매입했다. 5월 0.11%에 불과하던 지분율은 1.61%로 상승했다.

증권업계 일각에선 남매간 지분 경쟁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내놨다. 한영재 노루그룹 회장이 지분 4.51%를 한 실장의 동생 한원석 노루홀딩스 전무가 최대주주로 있는 회사(디아이티)에 넘긴 직후 한 실장의 지분 매입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노루홀딩스 지배구조상 지분 경쟁이 이뤄지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노루홀딩스는 한 회장이 30.57%, 한 전무가 8.21%(디아이티 포함)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일가친척을 포함한 최대주주의 지분율은 45.45%에 달한다.

영풍그룹 계열사인 고려아연도 지난달 저점 대비 47% 올랐다. 고(故) 장병희·최기호 창업주가 설립한 영풍그룹은 장씨 일가가 전자 계열, 최씨 일가가 고려아연 등 비전자 계열을 경영해왔다. 최근 들어 최씨 일가가 계열 분리를 추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풍그룹 계열사인 코리아써키트와 에이치씨는 지난달 23~26일 고려아연 주식 6402주를 매입했다. 에이치씨는 장형진 영풍그룹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경영컨설팅업체다. 고려아연 최대주주인 ㈜영풍은 장씨 일가 지분율이 50%에 달한다. JB금융지주도 OK저축은행이 지분을 잇달아 매입하면서 최대주주인 삼양사와 지분 경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