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터키산 드론에 큰 타격…이란제 최고급 기종 수백대 수입 계획
미국 정부는 러시아가 최근 이란에서 사용 군사용 드론(UAV·무인항공기)을 수입했으나 적잖은 결함이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패트릭 라이더 국방부 대변인은 30일(현지시간) "러시아 수송기가 이란 비행장에서 드론 장비를 며칠에 걸쳐 실어 날랐다"며 "이는 다양한 형태의 수백 대의 이란 UAV들을 들여오려는 러시아 계획의 일부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보에 따르면 이번에 수송된 UAV들은 이미 수많은 작동 불능을 겪은 것들"이라고 언급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 활용하고자 이란에서 군사 드론 수백 대를 수입하고 있지만 상당수가 결함이 있거나 전장에서 제성능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베단트 파텔 국무부 수석부대변인도 이날 전화브리핑에서 러시아가 제재에 따른 장비 부족으로 신뢰성을 담보할 수 없는 이란 같은 국가에 물자와 장비를 의존한다며 "이란이 제공한 드론은 이미 여러 차례 오작동을 겪었다"고 주장했다.

또 러시아 요원들이 다양한 종류의 드론 운용법을 배우고자 이란에서 교육 중이며 이란산 드론으로 지상 표적을 공격하고 전자전을 수행하려는 것으로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29일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도 이란이 최정예 군사용 드론의 첫 수송분을 최근 러시아로 보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국 등 서방 당국자를 인용해 러시아 수송기가 이란제 드론인 '모하제르-6'와 '샤헤드-129', '샤헤드-191' 등 기종을 싣고 이달 19일 이란을 떠났다고 전했다.

이들 모두 감시 성능과 더불어 정밀타격용 무기 탑재가 가능한 기종으로 이란제 군사용 드론 중에서도 최고급으로 평가된다.

그러면서 미국 당국자를 인용, "러시아가 이란 드론을 초기 테스트해 본 결과 여러 차례 오류가 발견됐지만 이들 드론이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러시아군의 전력 공백을 메우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는 당국자들의 평가를 전했다.

군사전문가들은 WP에 이란이 예멘 반군 후티 같은 무장조직에 드론을 제공한 적은 있으나 우크라이나 전장처럼 전자전이 이뤄지는 정교한 방공 환경에서 운용돼 본 적은 없다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군사용 정찰 드론 1천500∼2천대 가량 보유하고 있지만 적지 깊숙이 날아가 정밀타격할 수 있는 공격용 드론은 많지 않다.

이에 반해 우크라이나는 전쟁 초기부터 터키에서 수입한 공격용 드론 '바이락타르 TB2' 등을 활용해 러시아군에 적지 않은 피해를 줬다.

러시아는 이란제 드론 수입 사실 자체를 부인했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30일 기자회견에서 "불행하게도 WP는 최근 많은 엉터리 뉴스를 내보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러시아는 이란과 관계를 극적으로 발전시키고 있다"라며 "우리는 그전에도 그랬고 최근에도 그랬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란제 드론의 실제 성능을 떠나 미국은 러시아와 이란의 유착 자체를 위협으로 평가했다.

파텔 수석부대변인은 "전 세계 특히 역내 국가들은 러시아가 이란과 동맹을 강화하는 것을 심각한 위협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두 나라의 무기 거래 제재를 엄격히 이행하고 이란 위협에 맞서 협력국과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