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9개월 만에 첫 주 판매량 15만→34만→92만 '초고속 성장'
70년대 명곡 샘플링해 MZ-X세대 '연결'…멤버들 예능서도 활약
아이브가 늦여름에 보내는 헌사…'애프터 라이크' 100만장 눈앞
데뷔 1년도 채 되지 않은 신인 걸그룹 아이브가 최근 발표한 세 번째 싱글 '애프터 라이크'(After LIKE)를 100만장 가까이 팔아치우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31일 가요계에 따르면 '애프터 라이크'는 발매 첫 주인 지난 22∼28일 한터차트 기준 92만4천363장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발매 후 시간이 흘러도 신규 팬덤의 유입 등으로 음반이 꾸준히 나가는 최근 경향을 고려하면 '애프터 라이크'가 100만 고지를 밟는 것은 확실시된다.

지난해 12월 데뷔 이래 단 9개월 만에 밀리언셀러에 등극하는 셈이다.

경쟁자라 볼 수 있는 4세대 걸그룹이 쏟아지는 가운데 거둔 성과다.

아이브의 발매 첫 주 판매량을 살펴보면 데뷔작 '일레븐'(ELEVEN) 15만2천여장, 두 번째 싱글 '러브 다이브'(LOVE DIVE) 33만8천여장, 세 번째 싱글 '애프터 라이크' 92만4천여장 등 수직으로 상승했다.

가요계에서 첫 주 판매량은 팬덤의 규모를 측정하는 지표로 받아들여지는 점에서 이들이 수개월 만에 탄탄한 글로벌 팬덤을 구축했다고 볼 수 있다.

신곡 '애프터 라이크'는 30일 오후 현재 국내 최대 음원 사이트 멜론의 '톱 100' 차트에서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음반·음원 시장 모두에서 성공을 거둔 것이다.

'애프터 라이크'는 사랑할 용기가 있다면 언제든지 뛰어들라는 메시지를 담은 전작 '러브 다이브'(LOVE DIVE)의 연장선상에 놓인 노래다.

사랑스럽고 우아한 자기애를 소재로 자신감 넘치는 사랑의 태도를 가사에 녹여냈다.

킥 리듬을 기반으로 EDM(일렉트로닉 댄스 뮤직), 팝, 하우스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른다.

특히 1980년 '그래미 어워즈'(Grammy Awards)를 수상한 글로리아 게이너의 '아이 윌 서바이브'(I WIll Survive)를 샘플링해 미니멀한 매력이 돋보였던 전작들과 달리 화려함도 뽐냈다.

통상 걸그룹 서머송이 한여름의 '청량함'을 강조하는 것과 달리 1970∼1980년대풍 레트로한 멜로디로 마치 떠나가는 '늦여름'에 보내는 헌사 같은 분위기를 빚어냈다.

여기에 더해 뮤직비디오와 무대 의상 등을 통해 19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의 이른바 'Y2K' 감성을 재현하며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했다.

아이브가 늦여름에 보내는 헌사…'애프터 라이크' 100만장 눈앞
재미있는 점은 아이브 멤버들은 2002∼2007년생으로 1970∼1980년대든 Y2K든 간에 자신들이 표현한 그 시대를 정작 경험해보지 못했다는 점이다.

소속사 스타쉽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아이브는 MZ세대이지만 이번 곡을 통해 전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전 곡의 특색 있는 가사와 안무로 Z세대에게 공감을 많이 얻었다면, 이번에는 다양한 세대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이 Z세대이기는 하지만 유행은 돌고 돌아 다시 Y2K 시대가 돌아왔다"며 "아이브의 이번 노래는 MZ세대와 X세대를 아우르는 연결 고리 같은 음악"이라고 자평했다.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는 "'애프터 라이크'는 1970∼80년대 디스코와 뉴웨이브 장르를 많이 차용한 노래지만, 음악 팬들은 랩이 두드러지는 구성적 부분에서는 Y2K식 감성을 느낀다"며 "이러한 측면에서 이번 노래를 재미있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고 짚었다.

이어 "아이브 멤버들은 1970∼80년대나 Y2K 세대가 아닌데도 이 곡을 잘 표현해냈다"며 "이러한 면에서 현재 가장 주목해야 할 걸그룹이라는 점은 자명하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기세에 힘입어 아이브 멤버들은 음악 무대 외에도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맹활약하고 있다.

장원영은 KBS 2TV 음악 프로그램 '뮤직뱅크' MC로 활동하고 있고, 안유진은 tvN '뿅뿅 지구오락실'에서 색다른 모습으로 시청자의 눈길을 끌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