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내에서 무려 3곳의 보험사를 보유하고 있는 그룹이죠, 글로벌 금융사인 처브그룹이 라이나생명 인수를 마무리한 이후 첫 성적표를 내놨습니다.

그간 국내에서 에이스생명과 에이스손해보험을 운영하고 있었지만 적자가 이어지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해 사실상 '인수 실패'란 오명이 붙었는데, 이번엔 분위기가 다릅니다.

장슬기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달 처브(Chubb)그룹에 공식 편입된 라이나생명.

라이나생명이 생명보험업계 불황에도 불구하고 올 상반기 전년도와 비슷한 1,623억 원의 순익을 내면서, 드디어 처브그룹이 국내시장에서의 첫 인수 성공사례를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미국 처브그룹은 세계 최대 상장 손해보험기업으로 전세계 54개국에 진출해 있고, 국내에서는 전 에이스생명인 처브라이프생명과 에이스손해보험을 인수해 보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처브그룹의 핵심계열사였던 처브라이프생명은 지난 2011년 인수 당시부터 10여년간 적자를 이어왔습니다.

2020년 흑자전환에는 성공했지만 지난해 기준 당기순이익은 18억 원 수준. 사실상 '인수 실패작'이라는 오명까지 붙었습니다.

계속되는 부진으로 알버트 김 대표의 리더십 문제까지 거론되자 처브라이프생명은 현재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며 비용절감에 나서고 있는 모습입니다.

에이스손해보험 역시 지난해 기준 순익이 300억 원대 수준으로 국내 손해보험업계에서 부진한 점유율을 나타내고 있는 상황.

하지만 '효자'로 등극한 라이나생명 덕에 처브그룹은 자산은 물론, 한국에서의 순익 제고 효과까지 반전 분위기를 맞았습니다.

지난해 기준 영업이익률 역시 처브라이프생명이 0.99%였던 반면 라이나생명은 이보다 8배 가량 높은 8.26%를 나타냅니다.

[정성희 보험연구원 실장 : 처브라이프 쪽이 상대적으로 많이 약했잖아요. 라이나 같은 경우 규모보다 내실이 엄청 좋잖아요, 수익성이…처브 입장에서는 우리나라 진출하면서 균형감 있는, 손보뿐만 아니라 생보도 내실있는 것을 가져가려는 게 있어서…]

처브 입장에선 내실 있는 생보사 인수를 통해 손보사와의 시너지를 위한 사업 다각화도 고려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게다가 헬스케어분야에 강점이 있는 라이나생명을 필두로, 그간 한국에서 제대로된 성과를 내지 못했던 처브그룹이 성장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한국경제TV 장슬기입니다.


장슬기기자 jsk9831@wowtv.co.kr
'한국서만 두 번 실패' 처브그룹…'효자' 라이나 효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