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아침] 현대발레 '르 파르크'에 흐르는 모차르트 협주곡 23번 2악장
프랑스 무용가 앙줄랭 프렐조카주(65)가 1994년 파리 오페라 발레단을 위해 창작한 ‘르 파르크(Le Parc)’는 현대 발레의 새 지평을 연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르 파르크는 공원에서 우연히 만난 두 남녀가 사랑을 이루는 과정을 밀도 있게 그린다. 모차르트의 음악에 세련되고 현대적인 몸짓을 입힌 프렐조카주는 이 작품으로 무용계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 안무상을 받았다.

지난 18~19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린 ‘발레 슈프림 2022’ 갈라 공연에서 파리 오페라 발레단의 간판 스타 도로테 질베르가 마르셀로 고메스와 함께 르 파르크의 하이라이트인 3막 파드되(2인무)를 선보였다. 깊은 밤에 공원에서 재회한 남녀 주인공이 서로의 감정을 확인하고 농밀한 사랑을 나누는 장면을 관능적이면서도 애절하게 표현해 객석을 사로잡았다.

이 파드되에 흐르는 음악이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3번의 2악장 f# 단조 아다지오다. 영화 ‘엘비라 마디간’에 쓰인 21번 2악장과 함께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중 가장 널리 알려진 악장이다. 애잔하고 우수 어린 피아노의 간결한 주제 선율을 클라리넷과 플루트, 바이올린이 차례로 이어가면서 풍성한 감흥을 불러일으킨다.

송태형 문화선임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