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30일 당헌·당규 개정을 통해 새로운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려는 당 방침에 대해 "편법이고 탈법이고 꼼수이고 민심을 역행하는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윤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도중 기자들과 만나 이같은 의견을 의총에서 전달했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같은 의견을 낸 의원들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서병수·안철수·조경태 의원 등 중진들이 그런 말씀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윤 의원은 "제가 해석하기로는 법원 판단은 비상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비대위 전환에 문제가 있다는 취지"라며 "법원이 비대위원장 직무집행 정지만 결정했지만, 법원 판단의 취지는 비대위 자체가 원천 무효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지금 상황에서 다시 당헌·당규를 개정해 새 비대위를 구성하는 건 민심을 역행하는 것이다. 민심을 거스르는 건 정치도 아니고 상식도 아니고 정말로 이런 모습을 보여선 안 된다"며 "윤석열 대통령을 법치와 공정과 상식의 대명사로 (대선 후보로) 모셔 왔는데 당에서 보여주는 모습은 거리가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런 모습을 국민이 어떻게 바라보겠나. 길을 잃기 시작한 시점으로 돌아와 다시 시작해야 하는데, 길을 잃고 있는 와중에 이 길 저 길 헤매고 있는 게 현 지도부"라며 "법원 판단을 받아들여 원내대표가 당대표 직무대행을 맡는 최고위원회를 구성해야 하는데, (권성동) 원내대표가 리더십, 동력, 명분이 없기 때문에 새 원내대표가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와중에 대통령 지지율과 국정 동력이 떨어지고 개혁 과제의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는데, 이런 모습을 언제까지 보여줘야 하냐"며 "이런 식으로 자꾸 새 비대위를 출범한다는 건 한 마디로 민심을 역행하는 것이다. 민심을 거스르는 건 정치도 순리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의총을 열어 새 비대위 구성을 위한 당헌·당규 개정안을 약 70분에 걸쳐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당은 오후 2시 의총을 속개해 현재 자유토론을 이어가고 있다.

오전 의총에선 당 법률자문위원장을 맡은 유상범 의원이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4명 이상 궐위된 경우 비대위 전환이 가능한 '비상 상황'으로 규정하는 당헌 96조 1항 개정안을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후 자유토론에선 권 원내대표의 거취 논란 등 여러 현안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권 원내대표는 "이미 의총에서 결론이 다 났다"며 사퇴론을 일축한 바 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