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다방면 공세 시작"…최근 보급차단 정지작업 뒤 결단
미 "러 군사역량 이미 타격"…러 "적군공세, 우리 방어에 실패"
우크라이나가 침공을 받은 지 얼마 안 돼 러시아 측에 빼앗겼던 헤르손 등 남부 지역에서 대대적인 반격을 개시해 일부 마을을 수복했다고 밝혔다.

반면, 러시아는 공격을 시도한 우크라이나군에 큰 피해를 안기며 격퇴했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반격이 이 지역 러시아군의 군사 역량에 이미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면서, 국지적인 공격에 그쳤던 지금까지와는 달리 우크라이나가 대규모 반격에 나선 것 같다고 평가했다.

나탈리아 후메니우크 우크라이나군 남부사령부 대변인은 29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오늘 우리는 헤르손 지역을 포함해 다양한 방면으로 공세를 시작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헤르손과 자포리자 등 우크라이나 남부 주(州)들은 지난 2월 개전한 러시아가 한 달도 안 돼 차지한 곳이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와 북쪽 전선에서 우크라이나군의 저항에 고전하며 밀려났던 러시아군은 강력한 포병 화력을 내세워 동부 지역에서도 점령지 확대에 성공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이런 상황에서 헤르손 등 남부 지역 수복 작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공언해왔다.

지난 6월 하순부터 주민들에게 안전한 곳으로 대피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두 달여 간 우크라이나군은 남부 지역 내 러시아군의 보급로를 무력화하는 데 주력해온 것으로 보인다.

헤르손과 세바스토폴 등지의 병참 시설에 우크라이나군의 기습 공격이 끊이지 않았다는 점은 러시아 측도 인정하고 있다.

후메니우크 대변인은 "우크라이나 남부 지역의 러시아군 병참로를 겨냥한 공격은 의심할 여지 없이 적을 약화시켰다"면서 "지난주에도 러시아군 탄약고가 10개 이상 타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후메니우크 대변인은 향후 반격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그는 "모든 군사 작전에는 침묵이 필요하다"면서 "남부에 있는 러시아군은 상당히 강력하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군 관계자도 우크라이나군이 이날 헤르손 근처의 마을 4곳을 러시아의 점령에서 탈환했다고 CNN에 밝혔다.

이 관계자는 "러시아 주둔지와 후방을 겨냥한 작전이 대규모 포격과 함께 야간에 시작됐다"며 "공격의 주요 방향은 프라우디네였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프라우디네, 노바 드미트리우카 등 마을 네 곳을 해방시켰으며, 러시아의 방어 일선이 세 곳에서 뚫렸다며 "러시아군 상당수가 죽거나 붙잡혔고, 러시아 군용 차량 다수가 파괴됐다"고 덧붙였다.

반면, 러시아는 이날 남부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의 공세가 있었다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우크라이나군이 심각한 손실을 겪으며 공세 시도가 실패에 그쳤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타스 통신 등에 "우크라이나군은 오늘 낮 미콜라이우와 헤르손 등지에서 세 방향으로 공격을 했지만 우리 군의 적극적인 방어로 큰 피해를 봤다"고 밝혔다.

이날 교전으로 우크라이나는 군인 560명과 탱크 26대, 보병 전투차량 23대, 또다른 장갑차량 9대, 지상군 지원용 공격기인 수호이 Su-25 2대 등을 잃었다고 러시아 측은 설명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남부에서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군 반격이 이미 러시아에 타격을 입히고 있다고 평가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관은 우크라이나 측의 반격이 개시됐다는 소식을 접했으며, 최근 반격은 그 규모와 범위와는 무관하게 "이미 러시아의 군사 역량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커비 소통관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남부 공세를 강화할 것이라는 소식만으로도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자산을 철수해야 했다"며 "반격 위험이 임박하자 그들은 대응책으로 돈바스 동부의 특정 지역에서 일부 부대를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우크라이나의 반격 가능성에 대응까지 해야 해 러시아가 처한 병력 부족 문제가 (해결이) 더 쉽지 않아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공격을 하는 것은 우크라이나에는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좀 더 국지적이었던 지금까지의 공격과는 달리 이제는 대규모 반격 가능성이 엿보인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