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3대 완성차업체 포드가 전기차로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포드의 럭셔리 브랜드 링컨이 전기차 콘셉트카 ‘모델 L100’를 내놨습니다. 서기열 실리콘밸리 특파원이 현장에 직접 가서 링컨의 콘셉트카를 살펴보고 링컨과 포드의 전기차 전략에 대해 짚어봤습니다.
"테슬라 잡는다"…링컨 전기차 앞세운 포드의 야심찬 전략 [서기열의 실리콘밸리나우]
미국 3대 완성차 업체 포드가 전기차 사업을 야심차게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럭셔리 브랜드 링컨이 EV콘셉트카 모델을 발표하며 가속 페달을 밟는 모습인데요. 포드의 전기차 사업 확장전략,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함께 살펴보시죠.
"테슬라 잡는다"…링컨 전기차 앞세운 포드의 야심찬 전략 [서기열의 실리콘밸리나우]
제가 지금 나와있는 곳은 미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골프장 페블비치골프링크스입니다. 이곳에 제가 왜 왔느냐~? 골프를 치러 온 건 아니구요, 올해로 71주년을 맞이한 세계 최고의 자동차축제 ‘페블비치 콩쿠르 델레강스’를 취재하기 위해서입니다. 지금부터 자동차의 과거와 미래를 저와 함께 살펴보시죠.
"테슬라 잡는다"…링컨 전기차 앞세운 포드의 야심찬 전략 [서기열의 실리콘밸리나우]
"테슬라 잡는다"…링컨 전기차 앞세운 포드의 야심찬 전략 [서기열의 실리콘밸리나우]
오늘 콩쿠르 델레강스에서 가장 주목받은 것은 링컨의 두 번째 EV 콘셉트카 ‘모델 L100 콘셉트’였습니다. 링컨은 대통령의 차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미국을 대표하는 럭셔리카 브랜드입니다. 올해는 포드가 링컨을 인수한지 100년이 되는 해인데요 이를 기념하기 위해 링컨이 미래를 보여줄 EV 컨셉트카를 선보인겁니다. 제가 한번 찬찬히 뜯어보겠습니다.

비행기를 모티브로 한 차체를 디자인해 날렵한 차체를 자랑. 실내에서는 인터렉티브 센터 콘솔에 주목. 빛과 깊이를 감지하는 체스 피스형 콘트롤러로 차량 전체를 컨트롤할 수 있습니다. 기존에 스티어링휠에 달려있던 컨트롤 기능을 이곳으로 옮겨온 거죠. 시트도 굉장히 편안한데요 1열 시트를 이렇게 돌리면 뒷좌석에 있는 사람과 얼굴을 마주할 수 있도록 변경이 가능합니다. 천장은 이렇게 우아한 유리로 구성돼있고, 특히 뒷좌석 도어는 반대로 열립니다. 누군가 열어주면서 환영을 받는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설계네요. 내부 조명은 사용자 맞춤형으로 비춰지고 바닥과 조화를 이루네요.
"테슬라 잡는다"…링컨 전기차 앞세운 포드의 야심찬 전략 [서기열의 실리콘밸리나우]
이렇게 미래적이면서 우아한 디자인으로 뽑아낸 ‘모델 L100 콘셉트’는 100년전 포드가 링컨을 인수한 1922년에 만든 ‘모델 L’을 모티브로 했다고 합니다. 링컨의 클래식한 멋을 살리면서도 미래지향적인 모습을 추구한다고 볼 수 있는데요, 링컨 EV의 지향점을 볼 수 있다고 하겠습니다.
"테슬라 잡는다"…링컨 전기차 앞세운 포드의 야심찬 전략 [서기열의 실리콘밸리나우]
이곳 페블비치골프링크에서 콘셉트카를 발표한 링컨의 ceo와 글로벌디자인디렉터를 제가 직접 인터뷰했습니다. 함께 들어보시죠.

Q) 모델 L100 컨셉이 링컨의 전기차로 전환 계획에 어떤 의미를 갖고 있나요?
"테슬라 잡는다"…링컨 전기차 앞세운 포드의 야심찬 전략 [서기열의 실리콘밸리나우]
[조이 팔로티코 링컨 CEO]
우리는 올 해 2개의 콘셉트카를 소개했습니다. ‘링컨 스타 콘셉트’는 전기차에 대한 우리의 비전을 보여주고, 새로운 실루엣으로 우리의 디자인 언어가 어떻게 진화해왔는지 알려줍니다. ‘모델 L100’는 1922년 링컨 모델 L로 대표되는 링컨의 역사에 경의를 표합니다. 한발 더 나아가 링컨의 미래 경계를 넓힐 더 미래적인 기회를 바라봅니다. 이렇게 두 콘셉트카는 두 가지 다른 목적을 갖고 있고, 현재 훌륭한 피드백을 받고 있습니다. ‘스타’는 링컨이 새로운 전기차들을 시장에 어떻게 출시하고 싶은지를 보여줍니다. 물론 이번에 내놓은 ‘모델 L100’도 마찬가지입니다.
"테슬라 잡는다"…링컨 전기차 앞세운 포드의 야심찬 전략 [서기열의 실리콘밸리나우]
[크말 쿠릭 링컨 디자인디렉터]
팔로티코 CEO가 말한 것처럼 링컨 모델 L 1922는 당시에 게임체인저였습니다. 이제 여러분도 전기차와 새로운 기술이 다음 10년 안에 부상할 것으로 상상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럭셔리한 여행은 무엇인지, 여러분들이 완전히 새로운 공간을 가능하게 하는 디자인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내연기관 엔진이나 기어박스가 더 이상 없는 디자인이겠죠. 때문에 내부 공간에 대해서 정말로 생각해야 합니다. 링컨은 이번 콘셉트카를 순수하게 내부를 밖으로 각시켜서 디자인했습니다. 이용자들이 조용한 비행을 하고 있는 것처럼 말이죠. 우리는 그것을 성역이라고 부릅니다.
미래에는 커넥티드 모빌리티라는 놀라운 기회를 보게될겁니다. 이 바퀴 달린 슈퍼컴퓨터는 여러분들이 장거리를 단순히 이동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아주 놀라운 방법으로 여행하도록 할 겁니다. 자율주행이 10년 안에 현실화된다면 전기차는 우리에게 새로운 영역을 열어줄 것입니다.

Q) 링컨의 전기차로 전환은 포드의 전기차 계획과 연관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전체 포드의 전략 아래 이번 컨셉트카의 의미는?

[팔로티코 CEO]
맞습니다. 우리의 전기자 전략의 포드 전략의 일부입니다. 포드는 라인업을 전동화하고 있으며 링컨도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우리의 모든 차량을 전기차로 바꿀 수 있을 겁니다. 현재는 에이비에이터와 코세어라는 두 개의 하이브리드카를 라인업에 올렸습니다. 한발 더 나아가 앞으로는 모든 신차를 전기차로 내놓을 계획입니다. 모델 L100는 자율주행 전기차입니다. 미래지향적인 전기차로 그 누구도 전에는 본 적 없는 새로운 것을 창조하기 위해 경계를 확장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테슬라 잡는다"…링컨 전기차 앞세운 포드의 야심찬 전략 [서기열의 실리콘밸리나우]
링컨이 이렇게 전기차에 공을 들이는 것은 모기업인 포드의 전기차 사업 강화의 일환입니다. 포드는 지난 3월 전기차 사업부를 내연기관 사업부와 분리해서 전기차 사업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전기차 사업부를 ‘포드 모델e’로 내연기관 사업부를 ‘포드 블루’로 이름 붙이고 짐 팔리 포드 CEO가 이렇게 분리된 전기차 사업부의 수장을 맡아 직접 챙기겠다고 했습니다. 그만큼 전기차 사업에 회사의 사활을 걸겠다는 거죠.
"테슬라 잡는다"…링컨 전기차 앞세운 포드의 야심찬 전략 [서기열의 실리콘밸리나우]
분사는 하지 않되 내연기관 사업부의 노하우를 공유하면서 EV 개발에 힘을 쏟겠다는 겁니다. 또 EV 사업부가 본격적인 대량생산을 할 수 있을 때까지는 이익을 내지 못할텐데 그 동안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를 통해 EV 개발 자금을 충당하겠다는 구상입니다. 포드는 이 자리에서 EV 기술에 2026년까지 50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이는 앞서 2025년까지 300억달러를 투입하겠다는 계획에서 더욱 확장된 것입니다. 올해는 EV에 50억달러를 쏟아붓겠다고 했는데요 작년의 두 배에 이르는 금액입니다. 투자금 확보를 위해서 내연기관 사업부의 구조적인 비용을 대폭 절감하겠다는 게 팔리 CEO의 계획입니다.
"테슬라 잡는다"…링컨 전기차 앞세운 포드의 야심찬 전략 [서기열의 실리콘밸리나우]
2026년까지 전기차 200만대 이상을 생산하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공개했습니다. 이는 전세계 전기차 생산량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수준이죠. 그리고 2030년까지는 포드 전체 자동차 생산의 절반을 전기차로 채우겠다는 장기 목표도 발표했습니다.
"테슬라 잡는다"…링컨 전기차 앞세운 포드의 야심찬 전략 [서기열의 실리콘밸리나우]
포드의 이런 목표에 대해 의구심을 품는 시장 관계자들에게 팔리 CEO는 구체적인 근거를 최근 제시했습니다. 지난달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현재 공급망 문제를 겪고 있는 배터리와 전기차 관련 원자재, 부품을 충분히 확보했다고 설명했는데요, 팔리 CEO는 내년 말까지 전기차를 연간 60만대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충분한 배터리 생산 용량을 확보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더 나아가 2026년까지 EV 200만대 생산을 위한 물량의 70%를 확보했다고 확인했습니다.
"테슬라 잡는다"…링컨 전기차 앞세운 포드의 야심찬 전략 [서기열의 실리콘밸리나우]
"테슬라 잡는다"…링컨 전기차 앞세운 포드의 야심찬 전략 [서기열의 실리콘밸리나우]
포드는 현재 전기차 모델 3개를 생산 및 판매하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과 머슬카 ‘머스탱 마크 E’, 상용차 E-트랜짓 등 3종입니다. 특히 ‘F-150 라이트닝’은 픽업트럭 F-150을 기반으로 만든 전기 픽업트럭입니다. F-150은 미국 전체 차종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린 모델로 40년 연속 이름을 올릴 정도로 인기 있는 차입니다. F-150 라이트닝은 지난해말 예약 주문을 받기 시작하자마자 20만대를 채우면서 예약이 마감되기도 했습니다. 올 5월부터 아직 4400대밖에 차량을 인도하지 못해 주문이 많이 밀려있는 상황입니다. 머스탱 마크 E도 미국을 대표하는 머슬카 머스탱을 기반으로 만든 전기차인데 지난해 출시 이후 각종 전기차 관련 상을 수상하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포드는 내년 말까지 머스탱 마크 E를 연 27만대, F-150 라이트닝은 15만대, E-트랜짓은 15만대 생산하겠다는 계획입니다.
"테슬라 잡는다"…링컨 전기차 앞세운 포드의 야심찬 전략 [서기열의 실리콘밸리나우]
미국을 대표하는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로서 링컨도 포드의 야심찬 전기차 사업 강화 전략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링컨은 앞서 올해 4월 첫번째 EV 콘셉트카 ‘링컨 스타’를 선보였습니다. 이 자리에서 링컨은 2026년까지 전기차 4종을 선보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죠. 이를 통해 2020년대 중반까지 링컨의 글로벌 판매량의 절반 이상을, 2030년까지 미국 판매량의 90%를 전기차가 차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포드가 준비중인 전기차 라인업에 럭셔리 브랜드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테슬라 잡는다"…링컨 전기차 앞세운 포드의 야심찬 전략 [서기열의 실리콘밸리나우]
"테슬라 잡는다"…링컨 전기차 앞세운 포드의 야심찬 전략 [서기열의 실리콘밸리나우]
일단 시장은 포드의 계획에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한달 동안 나온 금융투자사들의 리포트 총 9개 가운데 2곳이 매수, 6곳이 보유, 1곳이 매도 의견을 냈습니다. 투자의 대가죠 조지 소로스의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는 최근 테슬라 주식과 함께 포드 주식 2950만주를 사들였다고 공시했습니다. 지난 한달 동안 포드 주가는 23.4% 상승했습니다. 물론 테슬라를 따라잡겠다는 야심찬 목표는 아직 갈 길이 멀어보이긴 합니다. 지난해 포드가 미국에서 판매한 전기차는 2만7000여대입니다. 테슬라의 93만6000여대에 비해 많이 적죠. 포드의 내년 전기차 생산 목표 60만대를 대입해봐도 테슬라와 격차는 아직 크게 느껴집니다.
"테슬라 잡는다"…링컨 전기차 앞세운 포드의 야심찬 전략 [서기열의 실리콘밸리나우]
전세계 1위 전기차 업체 테슬라를 뛰어넘겠다는 포드의 야심찬 계획이 과연 실현될 수 있을까요? 아직은 많이 부족해보이지만 테슬라의 단점을 포드가 보완한다면 승산이 없는 것도 아닐 것 같습니다. 전세계 자동차 기업들이 전기차로 승부수를 던지는 지금, 포드와 링컨의 행보를 지켜보는 것 만으로도 흥미진진합니다. 지금까지 페블비치에서 한국경제신문 서기열 특파원이었습니다.

페블비치=서기열 특파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