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개인 공매도 쉬워졌지만…돈 못 버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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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 인터뷰
하락장 투자 전략 '공매도', 개인 비중 4%대 불과
공매도 주식 잔고 부족 현상…개인들 불만 여전
신용융자 자금 활용 방안 거론도 "하락장서 공매도 투자? 개인투자자들이 살 수 있는 물량이 있을지 모르겠네요."
최근 한 금융투자업계 정책연구원의 A연구위원은 기자에게 이같이 말했다. 평소 공매도 필요성을 주장하던 그가 개인투자자들의 공매도 투자 활동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한다. 개인투자자들의 공매도 주식 잔고 부족 현상은 필히 개선할 사항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신용거래 융자의 담보 주식을 공매도 재원으로 쓰면 공매도 잔고 부족 현상은 해결될 것으로 봤다.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대응 전략을 짜는 투자자들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일각에선 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 전략이 통할 때라는 조언까지 나온다. 작년부터 금융당국이 개인투자자들의 공매도 접근성을 높이고자 제도를 개선하는 등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있기 때문.
A연구위원은 "아무리 대주풀을 확대했다고 해도 자신이 원하는 종목에 대주 잔고가 없으면 (공매도 투자는) 개인들에겐 큰 의미가 없다"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성향을 살펴보면, 삼성전자 등 대형주보단 변동성이 큰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공매도 투자를 원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개인투자자 입장에서 공매도할 종목을 찾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신용 불가 종목은 공매도를 할수 없으며, 대주잔고가 없는 종목도 공매도가 불가능하다. 더군다나 공매도 가능 종목이 현재 코스피200·코스닥150에 한정돼 있다 보니, 변동성이 높은 종목은 웬만하면 공매도 불가 종목이다.
금융당국이 공매도 제도를 일부 개선했음에도 개인들의 공매도 참여 비중은 현저히 낮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국내 주식시장 공매도 거래대금은 4625억원에 달했다. 이중 개인들이 비중은 4% 내외다. 나머지 96%가량은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들이 차지했다. 일본의 경우 개인들의 공매도 참여 비중이 20%를 웃도는 것으로 전해진다.
A연구위원은 개인들의 공매도 시장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선 원하는 주식을 쉽게 빌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말한다. 지금은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종목에 한해 공매도가 가능하지만 추후 전면 재개될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용대주의 원리는 간단하다. 개인투자자가 B종목을 매수하려는데 돈이 부족할 경우 증권사의 신용융자 서비스를 이용해 돈을 빌리는 대신 매수하려는 B종목의 주식을 증권사에 담보로 맡기게 된다. 이때 개인이 담보주식을 신용대주에 활용해도 된다는 동의를 할 경우 다른 개인들이 해당 종목을 빌릴 수 있게 된다. A연구위원은 투자자들의 동의와 상관없이 의무적으로 신용거래융자 자금을 공매도 재원에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신용융자를 통해 사들인 주식은 증권사에 담보로 잡히는데, 이걸 의무적으로 공매도 재원으로 활용하도록 만들면 (공매도 주식 잔고 부족은) 해결될 일"이라면서 "해당 주식의 소유권은 개인 투자자에게 있는 것이고, 담보의 사용 권한을 증권사에 주면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신용대주 규모는 신용융자 규모 비해 한없이 작다. 지난 23일 기준 전체 주식시장에서 신용거래대주 잔고는 793억원에 불과했다. 반면 신용거래융자는 19조5300억원으로 집계됐다.
A연구위원은 "신용융자는 통상 주가 상승 기대감이 커질 때 늘어나지만, 대주의 경우 주가 하락을 예상하는 투자자들이 쓰는 전략"이라며 "신용융좌와 대주거래 간의 연결을 통해 서로가 견제할 수 있는 시장 구조를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빚을 내 투자하는 이른바 '빚투'가 과도하게 나타나지 않도록 하고, 반면 공매도가 심화되지 않도록 서로 견제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신용융자 자금을 활용할 경우 빚투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공매도 투자자에게 자신의 주식을 빌려주기 싫은 경우 빚을 내면서까지 주식 투자를 안 하게 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개인들 공매도 투자 꺼리는 이유? feat. 증권사 관계자 C씨
▶C씨: 개인들이 공매도 투자를 꺼리는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심리적인 요소도 영향을 주는 거 같아. 떨어지는 주식에 투자해서 수익을 올린다는 개념 자체가 아직 어색한 거지.
▷기자: 심리적인 요소 때문에 공매도 투자를 안 한다고? 개인들이 공매도 투자 자격을 갖추는 게 어려워서 그런 거 아니야?
▶C씨: 개인들이 공매도 투자를 하기 위해선 금융투자협회에서 진행하는 사전교육을 받고, 한국거래소 모의 거래를 진행하면 되는데, 사실 이수 과정은 단순하고 쉬워.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심리적인 부분을 무시할 순 없다고 봐.
▷기자: 공매도에 대한 부정적 인식 때문에 시장 참여율이 떨어진다는 의미인 건가?
▶C씨: 영향이 있지 않을까, 더군다나 개인들의 공매도 투자 인프라가 상당히 빈약한 것도 문제야. 만약 인프라가 개선되고, 개인들 사이에서 공매도로 수익을 냈다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하면 너나 할 것 없이 공매도 투자에 뛰어들지 않을까 싶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한경 마켓PRO의 소식을 가장 빨리 접하고 싶으시다면 텔레그램을 구독하시면 됩니다.
하락장 투자 전략 '공매도', 개인 비중 4%대 불과
공매도 주식 잔고 부족 현상…개인들 불만 여전
신용융자 자금 활용 방안 거론도 "하락장서 공매도 투자? 개인투자자들이 살 수 있는 물량이 있을지 모르겠네요."
최근 한 금융투자업계 정책연구원의 A연구위원은 기자에게 이같이 말했다. 평소 공매도 필요성을 주장하던 그가 개인투자자들의 공매도 투자 활동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한다. 개인투자자들의 공매도 주식 잔고 부족 현상은 필히 개선할 사항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신용거래 융자의 담보 주식을 공매도 재원으로 쓰면 공매도 잔고 부족 현상은 해결될 것으로 봤다.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대응 전략을 짜는 투자자들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일각에선 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 전략이 통할 때라는 조언까지 나온다. 작년부터 금융당국이 개인투자자들의 공매도 접근성을 높이고자 제도를 개선하는 등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있기 때문.
공매도 하고 싶어도, 살 주식 없다?
막상 공매도 투자에 나섰던 개인투자자들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공매도를 할 수 있는 종목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이는 개인 공매도에 활용될 수 있는 기초물량 자체가 부족해 벌어진 일이다.A연구위원은 "아무리 대주풀을 확대했다고 해도 자신이 원하는 종목에 대주 잔고가 없으면 (공매도 투자는) 개인들에겐 큰 의미가 없다"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성향을 살펴보면, 삼성전자 등 대형주보단 변동성이 큰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공매도 투자를 원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개인투자자 입장에서 공매도할 종목을 찾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신용 불가 종목은 공매도를 할수 없으며, 대주잔고가 없는 종목도 공매도가 불가능하다. 더군다나 공매도 가능 종목이 현재 코스피200·코스닥150에 한정돼 있다 보니, 변동성이 높은 종목은 웬만하면 공매도 불가 종목이다.
금융당국이 공매도 제도를 일부 개선했음에도 개인들의 공매도 참여 비중은 현저히 낮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국내 주식시장 공매도 거래대금은 4625억원에 달했다. 이중 개인들이 비중은 4% 내외다. 나머지 96%가량은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들이 차지했다. 일본의 경우 개인들의 공매도 참여 비중이 20%를 웃도는 것으로 전해진다.
A연구위원은 개인들의 공매도 시장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선 원하는 주식을 쉽게 빌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말한다. 지금은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종목에 한해 공매도가 가능하지만 추후 전면 재개될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용융자 자금, 공매도 재원으로"…'빚투' 억제 효과까지
국내에서 개인투자자가 공매도를 할 수 있는 방법은 신용대주가 유일하다. 일부 전문투자자가 기관·외국인들 중심의 대차시장에 참여할 수 있지만 언제든지 상환 요청에 응해야 하므로 그 규모는 극소수에 불과하다.신용대주의 원리는 간단하다. 개인투자자가 B종목을 매수하려는데 돈이 부족할 경우 증권사의 신용융자 서비스를 이용해 돈을 빌리는 대신 매수하려는 B종목의 주식을 증권사에 담보로 맡기게 된다. 이때 개인이 담보주식을 신용대주에 활용해도 된다는 동의를 할 경우 다른 개인들이 해당 종목을 빌릴 수 있게 된다. A연구위원은 투자자들의 동의와 상관없이 의무적으로 신용거래융자 자금을 공매도 재원에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신용융자를 통해 사들인 주식은 증권사에 담보로 잡히는데, 이걸 의무적으로 공매도 재원으로 활용하도록 만들면 (공매도 주식 잔고 부족은) 해결될 일"이라면서 "해당 주식의 소유권은 개인 투자자에게 있는 것이고, 담보의 사용 권한을 증권사에 주면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신용대주 규모는 신용융자 규모 비해 한없이 작다. 지난 23일 기준 전체 주식시장에서 신용거래대주 잔고는 793억원에 불과했다. 반면 신용거래융자는 19조5300억원으로 집계됐다.
A연구위원은 "신용융자는 통상 주가 상승 기대감이 커질 때 늘어나지만, 대주의 경우 주가 하락을 예상하는 투자자들이 쓰는 전략"이라며 "신용융좌와 대주거래 간의 연결을 통해 서로가 견제할 수 있는 시장 구조를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빚을 내 투자하는 이른바 '빚투'가 과도하게 나타나지 않도록 하고, 반면 공매도가 심화되지 않도록 서로 견제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신용융자 자금을 활용할 경우 빚투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공매도 투자자에게 자신의 주식을 빌려주기 싫은 경우 빚을 내면서까지 주식 투자를 안 하게 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개인들 공매도 투자 꺼리는 이유? feat. 증권사 관계자 C씨
▶C씨: 개인들이 공매도 투자를 꺼리는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심리적인 요소도 영향을 주는 거 같아. 떨어지는 주식에 투자해서 수익을 올린다는 개념 자체가 아직 어색한 거지.
▷기자: 심리적인 요소 때문에 공매도 투자를 안 한다고? 개인들이 공매도 투자 자격을 갖추는 게 어려워서 그런 거 아니야?
▶C씨: 개인들이 공매도 투자를 하기 위해선 금융투자협회에서 진행하는 사전교육을 받고, 한국거래소 모의 거래를 진행하면 되는데, 사실 이수 과정은 단순하고 쉬워.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심리적인 부분을 무시할 순 없다고 봐.
▷기자: 공매도에 대한 부정적 인식 때문에 시장 참여율이 떨어진다는 의미인 건가?
▶C씨: 영향이 있지 않을까, 더군다나 개인들의 공매도 투자 인프라가 상당히 빈약한 것도 문제야. 만약 인프라가 개선되고, 개인들 사이에서 공매도로 수익을 냈다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하면 너나 할 것 없이 공매도 투자에 뛰어들지 않을까 싶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한경 마켓PRO의 소식을 가장 빨리 접하고 싶으시다면 텔레그램을 구독하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