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노거수군' 6그루 지정 예고하기로…"역사·미래 공존 공간에 기여"
청와대 녹지원 반송·상춘재 말채나무 등 천연기념물 된다
청와대 경내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정원으로 꼽히는 녹지원 한가운데 자리 잡은 반송(盤松)과 회화나무 등이 천연기념물이 된다.

문화재청은 24일 "청와대 내에서 역사·학술적 가치가 우수하다고 평가하는 노거수(老巨樹·오래되고 큰 나무) 6그루를 이달 30일 천연기념물로 지정 예고한다"고 밝혔다.

이들 나무는 '청와대 노거수군'이라는 이름으로 천연기념물이 된다.

대상은 ▲ 녹지원 반송 1주(株·나무를 세는 단위) ▲ 녹지원 인근 회화나무 3주 ▲ 상춘재 말채나무 1주 ▲ 여민관 앞쪽 버들마당의 용버들 1주 등 총 6주다.

대중에게 가장 잘 알려진 나무는 단연 녹지원의 반송이다.

나무의 수령(樹齡·나무의 나이)이 약 170년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이 나무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다른 반송과 비교했을 때 수관 폭이 크고 모양 또한 아름다워 청와대를 대표하는 나무로 꼽힌다.

청와대 녹지원 인근 숲의 경계를 따라 늘어선 회화나무 세 그루는 숲에 있는 나무 중 가장 키가 크다.

문화재청은 "경복궁 후원의 본래 식생을 추정할 수 있는 주요 수종"이라며 "창덕궁에 있는 회화나무군과 비교해도 규모 면에서 손색이 없고 생육 상태도 양호하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녹지원 반송·상춘재 말채나무 등 천연기념물 된다
말채나무의 경우, 지금까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적이 없는 희소한 나무라 의미가 크다.

고대부터 승천하는 용을 상징하는 용버들 역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사례가 없다.

특히 경복궁 후원 지역의 습지와 관련성도 엿볼 수 있어 역사적 가치가 상당한 것으로 평가된다.

문화재청은 옛 기록을 봤을 때 이들 나무의 역사적 가치가 크다고 설명했다.

'경국대전'(1485년), '도성내외송목금벌사목'(1469년), '경성시가도'(1933년) 등 여러 문헌 등에 따르면 약 300년간 보호돼 온 경복궁 후원에서 청와대로 이어져 온 숲의 역사성을 확인할 수 있다고 문화재청은 전했다.

청와대 내 노거수들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되면 청와대 활용에 어떤 영향을 줄지도 주목된다.

앞서 문체부는 녹지원 등 야외 공간을 조각공원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는데, 녹지원 반송과 회화나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면 보호 구역 지정 등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

문화재청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면 청와대 권역은 역사성이 함축된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녹지원 일원이 향후 역사와 미래가 공존하는 문화예술복합 공간으로 조성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원형 보존의 원칙'하에 살아 숨 쉬는 청와대를 조성하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와 정책협의회 등을 통해 긴밀히 협의하고 있으며 상호 협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화재위원회 산하 천연기념물분과위원회는 이날 안건을 전원 찬성으로 가결했다.

위원회는 지난 6월 회의에서 각각의 나무를 개별적으로 천연기념물로 지정하는 방안을 안건으로 논의했으나, 추가 조사한 뒤 재검토하기로 한 바 있다.

전영우 문화재위원장은 "개별 나무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하기보다는 노거수군으로 묶어 지정하기로 했다"며 "문체부 안을 비롯한 여러 가지 (영향 등을)를 고려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문화재청은 예고 기간 30일 동안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천연기념물 지정 여부를 확정할 예정이다.

청와대 녹지원 반송·상춘재 말채나무 등 천연기념물 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