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승률 꼴찌…팀 타율은 9위·평균자책점은 10위
전반기 한때 1위 자리도 넘봐…지금은 가을야구 걱정
요키시까지 무너졌다…'후반기 꼴찌' 키움의 출구 없는 부진
전반기를 2위(54승 32패 1무, 승률 0.628)로 마친 키움 히어로즈의 선전은 2022시즌 최대 이변 가운데 하나였다.

전력 보강 없이 오히려 박병호(kt wiz), 박동원(KIA 타이거즈), 조상우(입대) 등 주축 선수가 빠져나간 가운데서도 좋은 성적을 거둬서다.

한때 1위 자리를 위협하기도 했던 키움은 후반기 더욱 극적인 추락을 경험하고 있다.

23일 고척 KIA전에서 3-12로 완패한 키움은 kt에 3위 자리마저 내주고 4위로 떨어졌다.

순위 추락보다 뼈아픈 건 믿었던 왼손 에이스 에릭 요키시의 부진이다.

요키시는 4이닝 10피안타 6실점(5자책점)으로 무너지며 시즌 6패(8승)째를 떠안았다.

올 시즌 요키시가 두 자릿수 안타를 두들겨 맞은 건 KIA전이 처음이다.

요키시까지 무너졌다…'후반기 꼴찌' 키움의 출구 없는 부진
안우진과 요키시 원투펀치를 쓰고도 분위기를 바꾸지 못하고 6연패에 빠진 키움은 허약한 3∼5선발의 호투를 기원해야 할 처지다.

최원태와 타일러 애플러, 정찬헌 모두 긴 이닝 소화를 기대하기 힘든 선발 투수라 안 그래도 고전하는 불펜에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후반기 키움의 성적은 7승 17패 1무(승률 0.293)로 리그 꼴찌다.

가장 큰 문제는 투타 동반 침체로 부진 탈출을 위한 뾰족한 수가 없다는 점이다.

팀 타율 꼴찌(0.248)인 타선은 전반기나 후반기나 큰 차이가 없다.

전반기는 0.247였다가 후반기는 0.252로 조금 올랐는데, 대세에는 영향이 없을 정도다.

대신 마운드의 부진이 눈에 띈다.

키움의 전반기 팀 평균자책점은 3.23으로 리그 1위였다.

타선에서 대량 득점이 안 나와도, 마운드의 힘으로 상대 팀의 손발을 묶는 식으로 승리를 쌓아갔다.

그러나 후반기 키움의 팀 평균자책점은 5.61로 리그 최하위다.

평균자책점이 2점 이상 올랐으니, 키움은 전반기보다 후반기 경기당 2점 이상 더 내주고 있는 셈이다.

키움은 한창 좋은 성적을 유지하던 전반기에 마운드 전력을 지키기 위해 큰 노력을 했다.

딱히 부상이 없는데 선발 투수들을 번갈아 가며 1군 엔트리에서 빼고 휴가를 줬고, 불펜 투수의 3연투도 최대한 자제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키움 투수들은 집단 부진에 빠진 것이다.

요키시까지 무너졌다…'후반기 꼴찌' 키움의 출구 없는 부진
그나마 마운드를 굳게 지켜주는 원투펀치 안우진과 요키시는 후반기 2점대 평균자책점에도 단 1승씩만 추가했다.

안우진의 후반기 성적은 6경기 1승 2패 평균자책점 2.95, 요키시는 6경기 1승 2패 평균자책점 2.41이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어떤 수를 써도 살아날 기미가 안 보이는 마운드에 답답한 마음을 숨기지 않는다.

마무리 투수도 바꿔보고, 전반기 잘 돌아갔던 불펜 투수의 '1이닝 책임제'를 다시 들고나와도 신통치 않다.

"어떤 계기가 있다면 우리 선수들도 다시 상승 분위기를 타서 분위기를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지만, 이제 정규시즌은 32경기밖에 남지 않았다.

키움은 아직 바닥보다는 천장이 가깝다.

2위 LG 트윈스와는 5.5경기까지 벌어졌어도, 3위 kt와는 고작 반 경기 차다.

5위 KIA와는 5.5경기의 간격이 있다.

그러나 여기에서 추락을 막지 못하면 자칫하면 전반기를 3위로 마쳤다가 후반기 최하위 부진으로 가을야구에서 탈락한 2008년 한화 이글스의 사례를 반복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감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