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모인 밀양박씨 규정공파 대종회 회원 1천여 명은 23일 오전 10시부터 고양시청 앞에서 추원재 철거 반대 항의 집회를 열었다.
집회에 앞서 전국 각지에서 모인 대종회원들은 오전 9시 덕양구 주교동 추원재에 모인 뒤 고양시청까지 1.5㎞ 거리 행진을 했다.
이날 집회에서 박성훈 대종회장 등 3명은 '추원재 철거 결사반대'를 외치며 삭발식을 하기도 했다.
밀양박씨 대종회는 결의문에서 "고양시는 두응촌과 추원재의 역사 문화적 가치를 인정했음에도 불구하고, 대종회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추원재를 일방적으로 재개발 사업지에 포함해 철거를 시도하고 있다"며 "고양시의 무책임하고 안이한 행정으로 후손들은 조상님 앞에 고개를 들지 못하는 치욕스러운 지경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어 "원당 아파트재개발 사업을 위해 600년 전통의 추원재 철거가 불가피했는지, 다른 방법은 없었는지 고양시에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수백 년 동안 고양시에서 희로애락을 함께해온 밀양박씨 종중의 의중은 거들떠보지도 않는 고양시의 가혹하고 무책임한 조치를 더는 묵과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추원재는 고려말 전법판서 겸 상장군을 지낸 박사경 묘가 1400년대 초 조성된 뒤 조선 중기까지 약 200년간 56위의 밀양박씨 선조들을 모시는 두응촌묘역의 사당이다.
추원재는 200여만 명 밀양박씨 후손들의 교육·문화공간으로도 사용되고 있다.
추원재는 조선 초기에 창건된 뒤 임진왜란, 한국전쟁 등 전란으로 소실과 중건을 거듭하면서 1987년 본채(추원재)와 동재(양덕당), 서재(신의당), 솟을대문(대화문)을 지어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원당1구역 재개발사업은 덕양구 주교동 일원 12만385㎡에 26∼35층 아파트 17개 동 2천600여 가구를 짓는 사업이다.
재개발조합은 올해부터 내년까지 이주와 철거를 마치고 2024년 공사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