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네티즌이 길에 아들을 세워놓고 테슬라 차량 완전자율주행(FSD) 모드 안전성을 시험하는 모습 /사진=연합
미국의 한 네티즌이 길에 아들을 세워놓고 테슬라 차량 완전자율주행(FSD) 모드 안전성을 시험하는 모습 /사진=연합
최근 안전성 문제가 불거졌던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FSD, Full Self Driving)' 기능을 시험해보겠다며 어린 자녀를 세워두고 가속 페달을 밟은 유튜브 영상이 미국에서 논란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노스캐롤라이나에 거주하는 자동차 판매업자 카마인 쿠파니는 지난 12일 49초짜리 영상을 하나 올렸다. 영상에는 쿠파니가 탑승한 테슬라 차량이 FSD 모드가 켜진 채 동네 주차장 길에서 출발한다.

차량은 계기판에 시속 35마일(약 56㎞)까지 찍으며 내달렸고, 정면에 서 있던 11살짜리 아들을 감지하고 서서히 속력을 줄이더니 길에서 비켜난 소년 곁으로 멈추어 섰다.

쿠파니는 지난 18일에는 FSD보다 기초적인 단계인 자율주행 모드를 켜고 왕복 2차로 도로에서 시속 41마일(65㎞)까지 달리는 영상을 올렸다. 차량은 20초쯤 지나 교차로 한가운데에 스마트폰을 들고 서 있는 소년 코앞에서 주행을 멈춰섰다.

쿠파니는 "어떤 이들은 나에게 미친 아빠라며 뭘 하느냐고 묻는다"면서도 "나는 이런 일들을 많이 하지만, 우리 아이가 다치지 않도록 확실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CNN은 "최근 테크기업 그린힐스 소프트웨어 CEO 댄 오다우드가 테슬라 FSD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유튜브 영상을 공개한 것에 반발해 쿠파니와 같은 테슬라 지지자들이 앞다퉈 자발적 시험영상을 올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미친 아빠" 비난에도…11살 아들 세워두고 자율주행 시험 논란
영국 일간 가디언 보도 등에 따르면 민간단체인 '던 프로젝트'(Dawn Project)는 테슬라의 FSD 모드가 적용된 테슬라 차량이 길 위에 놓인 어린이 모형을 인식하지 못하고 그대로 충돌하는 영상을 올리며 최근 몇 차례 테스트에서 테슬라의 FSD 베타 소프트웨어 최신판이 평균 시속 25마일(40㎞)의 속도로 달릴 때 멈춰 있는 어린이 마네킹을 식별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댄 오다우드 던 프로젝트 대표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자사의 자율주행 기술이 놀랍다고 하지만, 그렇지 않다"며 "10만명이 넘는 테슬라 운전자들이 이미 도로에서 FSD 기술을 사용하고 있어 어린이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 횡단보도에서의 어린이 안전이 입증될 때까지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을 금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CNN은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을 둘러싸고 찬반양론이 부딪히며 이 기술이 자동차 업계의 화약고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