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 상반기 600명 넘는 인력 채용…인재확보 경쟁도 치열 국내 배터리 3사가 원자잿값 상승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으로 인한 수요 위축 우려 등 대외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도 생산설비와 연구개발(R&D) 투자, 인력 확충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올해 상반기 3사의 경영 활동을 비교해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생산능력 확대, 삼성SDI는 R&D, SK온은 인재 확보에 각각 방점을 찍은 모습이다.
◇ LG엔솔, 약 2조7천억원 들여 생산라인 증설…북미 집중 공략
올해 상반기 생산설비 확대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LG에너지솔루션이었다.
21일 각 사가 공시한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상반기에 2조6천977억원을 생산라인 신·증설에 사용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9천274억원)와 비교하면 무려 190.9% 증가한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생산시설 확충을 통해 2025년까지 총 540GWh(기가와트시)의 배터리 연간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빠른 성장세가 예상되는 북미 시장을 집중 공략할 방침이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의 글로벌 생산역량은 아시아(59%), 유럽(34%) 비중이 북미(7%)보다 높은 편인데 LG에너지솔루션은 2025년까지 북미 시장 내 생산역량을 45%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최근 미국에서 에너지 안보와 기후변화 대응 부문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통과됨에 따라 국내 배터리 기업들의 미국 내 설비 투자는 더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삼성SDI는 상반기에 생산력 증대를 위해 1조1천593억원을 투자했다.
이는 작년 동기(7천202억원)보다 61.0% 늘어난 것이다.
SK온은 상반기에 생산력 증대 자금으로 7천22억원을 투입했다.
SK온은 2030년까지 500GWh 이상의 생산 능력 확보를 목표로 생산 거점을 확대하고 있다.
◇ 배터리 3사, 기술로 승부수…삼성SDI, 5천억원 이상 투자
배터리 3사가 올해 상반기 R&D 비용으로 지출한 금액은 총 1조원에 육박했다.
특히 삼성SDI의 상반기 R&D 투자 비용이 5천147억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 상반기(4천366억원)와 비교하면 17.9% 늘어난 것이다.
전체 매출액에서 R&D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5.9%에 달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작년 상반기(2천844억원)보다 33.1% 증가한 3천784억원을 올해 상반기 R&D에 투자했다.
SK온은 상반기에 R&D 비용으로 1천40억원을 집행했다.
전체 매출에서 R&D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이 각각 4.0%, 4.08%였다.
3사 가운데 삼성SDI가 R&D에 가장 큰 자금을 투자하는 것은 삼성SDI가 배터리 외에 전자재료 사업도 영위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의 질적 성장을 중시하는 성장 전략에 따른 것으로도 풀이된다.
삼성SDI는 또 최근 독일 뮌헨과 미국 보스턴에 잇따라 R&D 연구소를 세우며 글로벌 R&D 역량 강화에도 나섰다.
내년에는 중국에도 R&D 거점을 마련할 계획이다.
지역별로 특화된 해외 R&D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우수 인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강조하는 '기술 초격차' 확보를 위한 경영 전략과도 맞물려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도 고용량·고에너지밀도 전지와 고안전성 분리막 등 차세대 배터리 기술 확보를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 채용 연계 '계약학과' 개설도 늘어…우수 인재 확보에 사활
국내 배터리 3사는 우수 인재 확보에도 사활을 걸고 있다.
우수 인재를 확보해 배터리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굳건히 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배터리 사업 후발주자이자 지난해 10월 SK이노베이션에서 분사한 SK온의 인재 확보 노력이 눈에 띈다.
SK온 직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1천512명에서 올해 6월 말 기준 2천140명으로 628명 늘었다.
같은 기간 LG에너지솔루션 직원은 541명, 삼성SDI 직원은 187명 각각 증가했다.
또 SK온을 비롯한 배터리 3사는 경쟁적으로 국내 대학들과 채용 연계형 계약학과를 개설하며 인재 확보전에 나서고 있다.
SK온의 경우 상반기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대폭 끌어올리며 몸집도 키우고 있다.
저가형 배터리를 앞세운 중국 업체들의 물량 공세에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의 시장 점유율은 뒷걸음질 쳤지만, SK온만 시장 점유율이 상승했다.
에너지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SK온의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은 13.2GWh(기가와트시)로 작년 동기보다 114.4%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시장 점유율은 작년 동기보다 1.2%p 늘어난 6.5%로, 글로벌 5위를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시장 점유율은 14.4%로 2위, 삼성SDI는 4.9%로 6위를 각각 차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