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율적 판매 프로세스 개발"
"고정비 줄이고 마진 높여"
'4도어 세단'으로 전동화 시대 준비
요약하자면 첫 번째, '우루스' 같은 대중화 모델의 성공입니다. 대당 5억원이 넘는 아벤타도르(최근 단종) 같은 모델로는 수익 극대화에 어려움이 있어 2억원대 차량인 우라칸, 우루스를 개발한 게 적중했다는 겁니다. 포르쉐가 911 같은 차량으로 수익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어 파나메라, 카이엔, 마칸 같은 대중화 모델을 내놓은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올 상반기 아벤타도르의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5% 감소해 391대에 그친 데 반해 우루스 판매량은 11% 증가해 3111대에 달했습니다. 두 번째는 대당 억 단위의 차량을 언제, 누구에게 팔아야 하는지 자신들만의 프로세스를 개발했다는 겁니다. 람보르기니는 신차 하나를 개발할 때 5년 이상이 소요됩니다. 자칫 판매 타이밍을 놓치면 5년의 시간이 수포로 돌아갑니다. 가뜩이나 대중에게 판매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가 많지 않은 슈퍼카 업체로서는 하나의 모델을 판매하더라도 잘 파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입니다. 세 번째는 고정비 같은 리스크들을 효율적으로 줄여 '돈 먹는 하마' 이미지를 탈피했다는 겁니다. 마진을 높인 것이 올 상반기 실적의 핵심 원인이라고 회사 측은 꼽았습니다. 파올로 로마 람보르기니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최근 5년 간 '곳간 관리'를 어떻게 했는지 비결을 기자들에게 설명한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① "첫 번째 전략은 람보르기니의 제품 포트폴리오 확장을 통한 사업의 성장입니다. 람보르기니는 완전히 제품 중심적인 산업에서 운영되고 있습니다. 람보르기니는 자원 배분을 통해 슈퍼 스포츠카 파생모델 전략을 개발하고 지원했으며, 동시에 람보르기니를 완전히 새로운 차원으로 도약하게 한 세 번째 모델인 우루스를 도입했습니다."
② "두 번째 전략은 제품의 수익성을 더욱 강화하는 것으로 개발에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전략입니다. 최대 5년 이상이 소요되는 매우 긴 신제품의 개발 주기를 고려할 때, 제품 수익성은 하룻밤 사이에 발생하지 않습니다. 람보르기니는 이 프로세스를 수년간 개발해 왔으며, 이와 동시에 제품 군의 포지셔닝과 특정 시장 및 부문에서 제공되는 기회들을 선별적으로 평가해 왔습니다." ③ "세 번째 전략은 질서 있는 성장 관리입니다. 이것은 투자와 고정 간접비를 통제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성장하는 기업의 고정 비용이 증가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지만, 이에 대해서도 신중한 규모 분석이 수행되어야 하며, 항상 예상되는 성장과 일치해야 합니다. 회사는 큰 규모의 성장을 궤도에 올리고 있는 시점에서 그에 상응하는 간접비 증가를 예상해야 합니다. 그러나 동시에 이러한 성장은 재무 목표의 지속 가능성을 보장하고, 현재 달성하고 있는 마진을 유지할 수 있는 매개 변수 내에서 통제되고 유지되어야 합니다."
④ "가장 최근에 발생한 일련의 사건들(코로나19 및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사업 전략이 새로운 상황에 매우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줬습니다. 리스크 관리는 재무팀의 주요 책임 중 하나가 되었으며, 람보르기니는 견고성과 뛰어난 유연성으로 지정학적 수준에서 도전과 불확실성의 시기를 직면할 수 있게 했습니다. 지난 5년 동안의 전략 추진 덕에 람보르기니는 2021년에 2018년 대비 2배 이상 높은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영업 마진 측면에서 럭셔리 세그먼트의 최고 브랜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⑤ "람보르기니는 럭셔리 세그먼트 중에서도 '자동차'라는 특수한 세그먼트에 속해 있기 때문에 그에 따른 복잡한 특징들에 대처해야 했습니다. 자본 집약도가 훨씬 낮은 일반 럭셔리 세그먼트의 기업과 비교할 수 있을 만한 수익성을 갖는 것은 사소한 일이 아닙니다."
회사 측에 따르면 람보르기니는 올 상반기 전 세계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4.9% 증가한 5090대의 차량을 판매했습니다. 이 기간 매출액은 13억3000만유로(약 1조77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30.6% 증가했습니다. 영업이익도 69.6% 늘어난 4억2500만 유로(약 5600억원)를 기록했습니다. 판매량, 매출액,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고치입니다. 람보르기니는 향후 몇 년 동안 연간 수익성을 22%에서 25% 사이의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중기 재무 목표를 수립했다고 밝혔습니다.
람보르기니도 전동화 시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내년부터 주요 모델에는 모두 배터리를 탑재해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출시할 계획입니다. 내연기관차만 제작하는 것은 올해가 마지막이라는 겁니다. 람보르기니는 현재 첫 번째 전기차의 최종 디자인 작업 중인데 포르쉐 타이칸 같은 일상 생활에서도 쉽게 탈 수 있는 4도어 스포츠 세단으로 알려졌습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