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대회 앞두고 '항미'로 중국인 결속 강화 시도하는듯
시진핑, 동북 시찰서 한국전쟁 거론…"항미원조 전쟁 승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동북 지역 시찰 때 6·25 전쟁 참전을 의미하는 '항미원조(抗美援朝·미국에 맞서 북한을 도움)'를 거론한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19일 자에 따르면 시 주석은 지난 16일 랴오닝성 진저우의 랴오선 전투(국공내전 후반기인 1948년 랴오닝 등지에서 벌어진 전투) 기념관을 방문한 자리에서 참전 노병과 가족 등을 만났다.

여기서 시 주석은 "동북 인민은 랴오선 전투 승리와 동북 해방에 거대한 희생을 치렀을 뿐 아니라 신중국 건설과 항미원조 전쟁의 승리에 거대한 공헌을 했다"며 "당과 인민은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또 "우리의 붉은 강산은 수많은 혁명열사들이 선혈 및 생명과 맞바꾼 것"이라며 "강산이 곧 인민이고, 인민이 곧 강산"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강산의 변색을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인민도 절대 그것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며 "물을 먹을 때 우물을 판 사람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중국은 1950년 6월 북한의 남침으로 발발한 한국전쟁을 미국에 맞서 북한을 지원한 전쟁이라는 의미로 '항미원조 전쟁'이라고 부른다.

중국 공산당은 작년 11월에 채택한 제3차 역사결의(당의 100년 분투의 중대 성취와 역사 경험에 관한 중국공산당 중앙의 결의)에서 항미원조 전쟁에 대해 "위대한 승리를 거뒀다"고 기술했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미중 갈등이 더 심화하는 상황에서 시 주석이 한국전쟁 참전을 거론한 데는 항미의 기치 아래 국민들을 단결시키려는 의도가 내포된 것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어 보인다.

또 "붉은 강산"을 거론하며 공산당 영도를 강조했다는 점에서 시 주석의 집권 연장 여부가 결정될 가을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를 앞두고 국민들의 사상적 결속을 강화하려는 의중도 읽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