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드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과 알빈 쿠르티 코소보 총리는 18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만나 정상 회담을 했다.
양국은 유럽연합(EU)의 중재로 협상을 진행했으나 몇 시간에 걸친 비공개 회담에도 합의 도출에는 실패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는 "불행하게도 아직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고 회담 결과를 전했다.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과 쿠르티 코소보 총리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두 정상은 본국으로 돌아가 19일 자국민들에게 회담 결과를 설명할 예정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세르비아와 코소보의 해묵은 갈등은 최근 다시 재연됐다.
지난달 코소보 정부가 세르비아계 주민들에게 차량 번호판을 코소보 정부가 발급한 것으로 바꾸라고 요구한 것이 발단이 됐다.
이에 반발한 세르비아계 주민들이 트럭으로 도로를 봉쇄하고 코소보 경찰을 향해 총을 쏘는 등 소요 사태가 벌어졌다.
다행히 사상자는 나오지 않았다.
코소보 정부는 EU 집행위원회와 협의를 거쳐 제도 시행을 9월 1일로 한 달 유예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아직 진행 중인 상황에서 '유럽의 화약고'로 불리는 발칸반도에서 불씨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자 EU가 중재자로 나섰다.
EU는 코소보에 주둔 중인 평화유지군을 통한 군사적 개입 가능성을 경고하는 한편 양국 정상을 브뤼셀로 초대해 평화적인 해법을 모색했다.
보렐 고위대표는 전날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과 쿠르티 코소보 총리와 별도 회담을 하고 평화적인 해결을 주문했지만 양국 정상은 접점을 찾지 못했다.
그러나 보렐 고위대표는 양국 정상이 9월 1일 전에 논의를 재개하기로 합의했다면서 아직 희망은 남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9월 1일까지 시간이 남아 있다.
나는 포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보렐 고위대표는 양국 정상에게 유럽에서 전쟁이 격화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평화와 안정을 모색할 때라고 강조했다.
세르비아와 코소보의 갈등에 국제 사회가 긴장하는 것은 두 나라가 이미 참혹한 피의 분쟁을 겪었기 때문이다.
코소보는 1990년대 말 유고 연방이 해체될 때 세르비아에서 분리 독립하려다 1만3천여명이 숨지는 참혹한 전쟁을 겪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개입으로 1999년 전쟁이 종식되고서 코소보는 2008년 유엔과 미국·서유럽 등의 승인 아래 독립을 선포했다.
하지만 세르비아와 그 우방인 러시아·중국 등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여전히 코소보를 세르비아 영토의 일부로 간주하면서 긴장·갈등 관계가 이어져 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