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방부 산하 국가지리정보국 분석 보고서
"北 검덕광산, 경제적 잠재력 상당…인프라 부족으로 낙후"
미국 국방부 산하 국가지리정보국(NGA)은 북한의 대표적 광물 생산지인 함경남도 검덕지구가 경제적 잠재력이 크지만, 인프라 투자 미흡과 불리한 지형 조건 탓에 가치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정부가 북한의 광물자원과 한국 등 국제사회의 식량을 교환하는 '한반도 자원식량교환 프로그램'(R-FEP)을 포함한 '담대한 구상'을 제시한 가운데 나온 평가여서 눈길을 끈다.

NGA는 18일 최근 발표한 '북한의 검덕광산, 지켜지지 못할 약속인가' 제하의 보고서에서 검덕지구에 납·아연·금·은 등 광물이 풍부해 북한에서는 이곳이 '금골', '돈산', '백금산' 등으로 불린다며 경제적 잠재력이 상당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배터리·의약품·전기장비 등 다양한 제품에 사용될 수 있는 아연의 경우 "북한이 세계에서 생산을 이끄는 선두주자가 될 역량을 갖췄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보고서는 "이 지역의 경제적 잠재력이 실현되지 않고 있다"며 우선 북한 당국의 개발 방향에 대해 지적했다.

지난 2020년 태풍 '마이삭'으로 검덕지구가 막대한 피해를 보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현장을 시찰하고 "삼지연시 다음가는 국가적인 본보기 산간도시로 훌륭히 전변시키겠다"며 복구 사업을 지시한 바 있다.

그러나 북한은 검덕지구 복구사업은 주택 건설 등에 초점이 맞춰졌을 뿐 "광산 자체나 새로운 도로 및 철로 등 인프라, 즉 검덕광산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으로서의 실질적 투자는 명확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북한의 핵무기 개발로 인한 국제사회 대북 제재로 광물 수출길이 막힌 것도 이 지역의 경제적 잠재력이 발휘되지 못한 배경으로 꼽았다.

또 지형이 가파르고 접근성이 떨어지며 장마철에 수위가 높아져 홍수나 태풍에 저지대 시설들이 쉽게 피해를 볼 수 있어 재건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그러면서 "교통체계 개선과 같은 실질적인 인프라 투자 없이는 이 지역은 계속 경제적 가치를 발휘하지 못한 상태로 남아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