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그는 이스라엘의 대팔레스타인 학살을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학살)에 비유하면서 독일 총리의 분노를 샀다.
17일(현지시간)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아바스 수반은 전날 베를린에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회담한 뒤 뮌헨 올림픽 50주년을 앞두고 검은 9월단의 테러와 관련, 독일과 이스라엘에 사과할 계획이 있는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을 받았다.
그는 이 질문에 "과거를 돌아보고 싶다면 해보자"며 "1947년 이후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50건에 달하는 학살을 자행했다"고 말했다.
검은 9월단은 아바스 수반이 이끄는 팔레스타인 정파 파타와 연계된 테러 조직으로, 1972년 뮌헨 올림픽 당시 선수촌에 침입해 이스라엘 선수단을 상대로 인질극을 벌였다.
검은 9월단은 당시 팔레스타인 게릴라들의 석방을 요구하면서 이스라엘 선수 5명과 코치 6명, 서독 경찰관 한 명을 살해했다.
숄츠 총리와 나란히 공동 기자회견을 한 아바스 수반은 또 이스라엘의 대팔레스타인 학살 행위를 '홀로코스트'로 표현하기도 했다.
숄츠 총리는 이에 대해 즉각 대응하지 않았지만 표정이 일그러졌다고 AP통신이 전했다.
dap 통신은 당시 숄츠 총리가 아바스 수반의 발언에 놀라고 짜증난 것처럼 보였다고 묘사했다.
아바스 수반의 이 발언 직후 서둘러 회견 종료를 선언한 독일 총리실 대변인은 당시 숄츠 총리가 아바스 수반의 발언에 격분했었다고 전했다.
숄츠 총리는 이후 빌트와 인터뷰에선 "우리 독일인에게 홀로코스트를 상대화(relativization)하는 것은 참을 수 없고 받아들일 수 없는 행위"라고 말했다.
2차 대전 전범국인 독일에서는 홀로코스트라는 표현을 나치에 의한 유대인 대학살을 묘사하는 데만 사용한다는 합의가 있다.
아바스 총리는 또 이스라엘의 대팔레스타인 학살행위를 과거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벌어진 극단적인 인종차별정책을 뜻하는 '아파르트헤이트'로 묘사하기도 했다.
숄츠 총리는 이에 대해선 "우리는 이스라엘 정치에 대해 당연히 다른 평가를 하고 있다.
나는 아파르트헤이트라는 단어를 쓰는 것을 옹호하지 않으며, 그 단어가 상황을 정확하게 묘사한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는 견해도 밝혔다.
한편, 오는 9월 5일 검은 9월단 테러 50주년을 앞두고 희생자 유족들은 독일 정부와 보상 논의가 결렬된 뒤 50주년 행사를 거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유족들은 독일 정부에 선수촌을 안전하게 지키지 못한 책임이 있으며, 이스라엘의 구조 지원을 거부해 선수들을 구하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