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천문연, NASA '스피어렉스' 우주망원경 성능 시험장비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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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저온 진공 체임버로 영하 220도까지 망원경 냉각하며 검증
2025년 4월 발사 예정인 망원경 본체는 NASA가 제작중 세계 최초의 전천(全天, 온 하늘) 적외선 영상분광탐사 우주망원경이 될 '스피어렉스'(SPHEREx·한글 표기는 NASA 관계자들의 발음에 따름)를 우주로 보내기 전에 미리 성능을 점검하기 위한 장비를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와 한국천문연구원(천문연)은 '극저온 진공 체임버'(cryogenic vacuum chamber) 등 스피어렉스 우주망원경의 성능 시험장비 개발을 마쳤다고 17일 밝혔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가 2025년 발사를 목표로 개발중인 SPHEREx는 'Spectro-Photometer for the History of the Universe, Epoch of Reionization and Ices Explorer'의 약어로, 하늘 전체에 대해 적외선 영상분광탐사를 하게 될 기기다.
1세대 별과 은하의 빛이 퍼져나가던 초기 우주의 '재이온화 시기'(Epoch of Reionization)와 외계행성 등에 있을 얼음을 찾는 시도(Ices Explorer)를 영상분광(Spectro-Photometer) 기법을 통해 탐사하는 망원경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 우주의 3차원 공간 정보로 우주 기원·생명체 존재가능 행성계 탐색
스피어렉스는 영상분광을 통해 온 하늘을 총 102개의 파장(색깔에 해당)으로 촬영한다.
전체 하늘에 대한 적외선 분광 탐사는 세계에서 처음 이루어지는 대규모 관측 시도다.
이 망원경을 통해 파악된 우주의 3차원 공간 정보를 이용해, 우주배경복사에 담겨 있을 우주의 기원에 관한 정보를 연구하고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행성계를 탐색할 수 있다.
스피어렉스는 2025년 4월에 태양동기궤도로 발사돼 약 2년 6개월 동안 온 하늘을 네 차례 촬영하는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스피어렉스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NASA와 천문연은 스피어렉스의 관측자료가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 운영과도 연계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천문연의 설명에 따르면 JWST는 좁은 지역을 정밀하게 관측하는 반면 스피어렉스는 넓은 지역의 기본적인 물리적 특성을 파악한다는 차이가 있다.
양유진 천문연 책임연구원은 "현재 야심차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스피어렉스 우주망원경으로 굉장히 재미있거나 흥미 있는 천체를 찾은 다음에 그 천체를 JWST이나 거대마젤란망원경 같은 지상기기로 추가 관측하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스피어렉스 망원경 제작에는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와 미국 캘리포니아 공과대학(Caltech, 캘텍) 등 12개 기관이 참여하며 한국 천문연은 이중 유일한 국제 협력 기관이다.
한편 스피어렉스 망원경 본체는 미국 측이 보안을 유지하면서 제작하고 있으며, 본체 제작이나 개발에는 한국 천문연이 참여하지 않는다.
◇ 영하 220도 이하 극저온 진공상태 구현해 성능시험
천문연이 개발한 장비는 스피어렉스 망원경을 우주로 쏘아 올리기 전에 지상에서 우주와 같은 환경을 구현해 성능을 미리 정밀하게 시험하는 기구들이다.
이 중 핵심 장비는 '극저온 진공 체임버'로, 망원경이 우주에서 냉각돼 도달할 영하 220도 이하의 극저온 진공상태를 구현한다.
스피어렉스 망원경 연구진은 스피어렉스 망원경을 제작한 후 한국 천문연이 개발한 진공 체임버에 망원경을 통째로 넣고 절대온도 80K(켈빈) 이하로 냉각시키면서 광학 성능을 시험한다.
시험 과정에서 스피어렉스 망원경이 촬영하는 사진에서 초점이 고르게 맞춰지는지, 사진의 각 부분에서 어떤 파장이 보이는지를 확인하게 된다.
이렇게까지 낮은 온도에서 스피어렉스 망원경을 시험하는 이유는 망원경이 근적외선까지 관측하기 때문이다.
열이 있는 물체는 적외선을 내보내므로 망원경 온도 자체를 낮춰 0.75∼5.0㎛(마이크로미터) 파장 범위를 관측하는 데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천문연은 2019년 8월부터 진공 체임버 개발을 시작해 최근 끝마쳤으며, 올해 6월 미국으로 이를 이송해 설치를 마쳤다.
천문연의 성능시험 장비 개발 설치 완료는 전체 스피어렉스 프로젝트에서 본격적인 하드웨어 개발이 가시화된 것을 의미한다고 과기정통부는 설명했다.
천문연은 이 밖에 망원경을 진공체임버에 안전하게 집어넣는 보조장비인 정밀 로딩 장비도 개발했다.
또, 적외선이 센서에 균일하게 투과될 수 있도록 빛을 평탄하게 만들어주는 '플랫 필딩'(flat fielding) 장치 등 보조 광학 장비를 설계·제작했다.
스피어렉스 망원경의 주요 하드웨어에는 천문연이 개발한 장비 외에도 NASA JPL의 외곽 차폐막, 캘텍의 적외선 검출기를 포함한 관측 기기, 볼 에어로스페이스(Ball Aerospace)의 적외선 망원경 등이 있다.
◇ 내년 상반기 검정·교정 시험 진행
천문연과 미국의 스피어렉스 연구팀은 2023년 상반기에 캘텍에서 망원경의 광학 성능을 검증을 위한 검정·교정 시험을 진행한다.
천문연은 극저온 진공 체임버를 활용해 망원경의 우주 환경시험을 주도하고, 관측자료 분석 소프트웨어 개발과 핵심 과학연구 등에 참여할 예정이다.
한국 측 연구책임자인 천문연 정웅섭 박사는 "이번 NASA와의 성공적인 공동 개발을 통해 적외선 우주망원경의 극저온 성능 시험 분야의 우주기술도 선진국 수준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캘텍에서 스피어렉스 망원경 관측기기 개발을 총괄하는 필 콘구트(Phil Korngut) 박사는 "극저온 상태에서 우주망원경의 초점을 유지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며, 한국 천문연의 진공 체임버가 스피어렉스 발사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 권현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은 "한국이 이번에 개발한 장비는 스피어렉스 프로젝트에서 가장 중요한 하드웨어 장비 중 하나"라며 "우주 관측 분야를 선도할 수 있는 핵심 기술 확보를 위해 세계 유수의 연구기관과 공동연구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2025년 4월 발사 예정인 망원경 본체는 NASA가 제작중 세계 최초의 전천(全天, 온 하늘) 적외선 영상분광탐사 우주망원경이 될 '스피어렉스'(SPHEREx·한글 표기는 NASA 관계자들의 발음에 따름)를 우주로 보내기 전에 미리 성능을 점검하기 위한 장비를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와 한국천문연구원(천문연)은 '극저온 진공 체임버'(cryogenic vacuum chamber) 등 스피어렉스 우주망원경의 성능 시험장비 개발을 마쳤다고 17일 밝혔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가 2025년 발사를 목표로 개발중인 SPHEREx는 'Spectro-Photometer for the History of the Universe, Epoch of Reionization and Ices Explorer'의 약어로, 하늘 전체에 대해 적외선 영상분광탐사를 하게 될 기기다.
1세대 별과 은하의 빛이 퍼져나가던 초기 우주의 '재이온화 시기'(Epoch of Reionization)와 외계행성 등에 있을 얼음을 찾는 시도(Ices Explorer)를 영상분광(Spectro-Photometer) 기법을 통해 탐사하는 망원경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 우주의 3차원 공간 정보로 우주 기원·생명체 존재가능 행성계 탐색
스피어렉스는 영상분광을 통해 온 하늘을 총 102개의 파장(색깔에 해당)으로 촬영한다.
전체 하늘에 대한 적외선 분광 탐사는 세계에서 처음 이루어지는 대규모 관측 시도다.
이 망원경을 통해 파악된 우주의 3차원 공간 정보를 이용해, 우주배경복사에 담겨 있을 우주의 기원에 관한 정보를 연구하고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행성계를 탐색할 수 있다.
스피어렉스는 2025년 4월에 태양동기궤도로 발사돼 약 2년 6개월 동안 온 하늘을 네 차례 촬영하는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스피어렉스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NASA와 천문연은 스피어렉스의 관측자료가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 운영과도 연계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천문연의 설명에 따르면 JWST는 좁은 지역을 정밀하게 관측하는 반면 스피어렉스는 넓은 지역의 기본적인 물리적 특성을 파악한다는 차이가 있다.
양유진 천문연 책임연구원은 "현재 야심차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스피어렉스 우주망원경으로 굉장히 재미있거나 흥미 있는 천체를 찾은 다음에 그 천체를 JWST이나 거대마젤란망원경 같은 지상기기로 추가 관측하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스피어렉스 망원경 제작에는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와 미국 캘리포니아 공과대학(Caltech, 캘텍) 등 12개 기관이 참여하며 한국 천문연은 이중 유일한 국제 협력 기관이다.
한편 스피어렉스 망원경 본체는 미국 측이 보안을 유지하면서 제작하고 있으며, 본체 제작이나 개발에는 한국 천문연이 참여하지 않는다.
◇ 영하 220도 이하 극저온 진공상태 구현해 성능시험
천문연이 개발한 장비는 스피어렉스 망원경을 우주로 쏘아 올리기 전에 지상에서 우주와 같은 환경을 구현해 성능을 미리 정밀하게 시험하는 기구들이다.
이 중 핵심 장비는 '극저온 진공 체임버'로, 망원경이 우주에서 냉각돼 도달할 영하 220도 이하의 극저온 진공상태를 구현한다.
스피어렉스 망원경 연구진은 스피어렉스 망원경을 제작한 후 한국 천문연이 개발한 진공 체임버에 망원경을 통째로 넣고 절대온도 80K(켈빈) 이하로 냉각시키면서 광학 성능을 시험한다.
시험 과정에서 스피어렉스 망원경이 촬영하는 사진에서 초점이 고르게 맞춰지는지, 사진의 각 부분에서 어떤 파장이 보이는지를 확인하게 된다.
이렇게까지 낮은 온도에서 스피어렉스 망원경을 시험하는 이유는 망원경이 근적외선까지 관측하기 때문이다.
열이 있는 물체는 적외선을 내보내므로 망원경 온도 자체를 낮춰 0.75∼5.0㎛(마이크로미터) 파장 범위를 관측하는 데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천문연은 2019년 8월부터 진공 체임버 개발을 시작해 최근 끝마쳤으며, 올해 6월 미국으로 이를 이송해 설치를 마쳤다.
천문연의 성능시험 장비 개발 설치 완료는 전체 스피어렉스 프로젝트에서 본격적인 하드웨어 개발이 가시화된 것을 의미한다고 과기정통부는 설명했다.
천문연은 이 밖에 망원경을 진공체임버에 안전하게 집어넣는 보조장비인 정밀 로딩 장비도 개발했다.
또, 적외선이 센서에 균일하게 투과될 수 있도록 빛을 평탄하게 만들어주는 '플랫 필딩'(flat fielding) 장치 등 보조 광학 장비를 설계·제작했다.
스피어렉스 망원경의 주요 하드웨어에는 천문연이 개발한 장비 외에도 NASA JPL의 외곽 차폐막, 캘텍의 적외선 검출기를 포함한 관측 기기, 볼 에어로스페이스(Ball Aerospace)의 적외선 망원경 등이 있다.
◇ 내년 상반기 검정·교정 시험 진행
천문연과 미국의 스피어렉스 연구팀은 2023년 상반기에 캘텍에서 망원경의 광학 성능을 검증을 위한 검정·교정 시험을 진행한다.
천문연은 극저온 진공 체임버를 활용해 망원경의 우주 환경시험을 주도하고, 관측자료 분석 소프트웨어 개발과 핵심 과학연구 등에 참여할 예정이다.
한국 측 연구책임자인 천문연 정웅섭 박사는 "이번 NASA와의 성공적인 공동 개발을 통해 적외선 우주망원경의 극저온 성능 시험 분야의 우주기술도 선진국 수준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캘텍에서 스피어렉스 망원경 관측기기 개발을 총괄하는 필 콘구트(Phil Korngut) 박사는 "극저온 상태에서 우주망원경의 초점을 유지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며, 한국 천문연의 진공 체임버가 스피어렉스 발사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 권현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은 "한국이 이번에 개발한 장비는 스피어렉스 프로젝트에서 가장 중요한 하드웨어 장비 중 하나"라며 "우주 관측 분야를 선도할 수 있는 핵심 기술 확보를 위해 세계 유수의 연구기관과 공동연구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