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우승팀 없이 종료 후 새 시즌…우크라 축구협회장 "국민 정신 고양할 것"
개막 1주 앞둔 우크라 프로축구…"리그 재개, 국가 자신감 상징"
반년째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축구팬들이 1주일 앞으로 다가온 프로축구리그 개막을 부푼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

안드리 파벨코 우크라이나축구협회장은 16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멈췄던 축구 리그를 재개하는 건 조국에 큰 진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크라이나가 (전쟁에서) 이길 수 있으며, 자신감이 있다는 사실을 세계에 알리는 신호이기도 하다"며 "(프로축구가) 국민들의 정신을 고양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우크라이나 스포츠 분야를 관장하는 바딤 구체이트 청소년·스포츠부 장관은 자국 프로축구리그가 8월 23일부터 개막한다고 밝혔다.

앞서 우크라이나 최상위 프로리그인 프리미어리그는 2월 24일 러시아의 침공 이후 중단됐다.

전쟁이 멈추지 않자 4월 리그 재개 없이 2021-2022시즌이 그대로 종료됐다.

길어지는 전쟁에 2022-2023시즌 개최 여부마저 불투명했지만 당분간 무관중으로 운영하고, 경기장마다 공습 경보기를 설치하는 등 안전을 철저히 관리하는 조건으로 새 시즌을 맞이하게 됐다.

개막 1주 앞둔 우크라 프로축구…"리그 재개, 국가 자신감 상징"
지난 15일 국제 스포츠 채널인 세탄타스포츠를 공식 중계 방송사로 선정하며 TV, 유튜브 등을 통한 중계 준비도 마쳤다.

개막일에는 전 시즌 중단 전까지 1위를 달렸던 샤흐타르 도네츠크와 메탈리스트 1925 하르키우의 경기를 포함해 8경기가 예정돼 있다.

메탈리스트 1925 하르키우의 골키퍼 데니스 시도렌코는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

매 경기 이겨 팬들께 기쁨을 드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러시아와 인접한 동북부 대도시 하르키우는 전쟁 초기부터 러시아의 집중 공략 대상이 돼 도시 상당 지역이 파괴됐다.

이에 현재 하르키우 구단은 연고지에서 1천300㎞ 떨어진 슬로바키아 접경의 우즈호로드 지역에서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시도렌코는 "하르키우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

미사일이 훈련장으로 날아왔다"며 "선수들이 (우즈호로드에서) 다시 만났을 때 (전쟁 기간 겪었던) 각자의 경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개막 1주 앞둔 우크라 프로축구…"리그 재개, 국가 자신감 상징"
두 팀을 비롯해 전 시즌과 같은 16개 팀이 출격한다.

그러나 러시아군의 오랜 포위공격으로 도시가 고사 위기까지 몰렸던 마리우폴의 FC마리우폴과 홈구장이 크게 훼손된 데스나 체르니히우는 참가하지 못하게 됐다.

대신 2부리그 두 팀을 승격시켜 16팀 체제는 유지된다.

FC마리우폴 소속이었지만 개전 후 쥘터 바레험(벨기에)으로 적을 옮긴 올렉산드르 드람바예우는 "마리우폴이 진심으로 그립다"며 "우크라이나에서 프로축구 리그를 재개한 일인 용기 있는 행동"이라고 반겼다.

아울러 9월 10일엔 우크라이나 여자축구 리그도 시작한다.

디나모 키이우의 여자 팀에서 뛰는 안나 미론추크는 "그라운드로 돌아가 뛰고, 골을 넣고, 이기는 일은 모든 선수에게 큰 기쁨"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러시아의 침공 이후 여러 동료가 한동안 벙커에서 살았다며 "경기가 끝나면 다시 돌아와 휴대폰으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개막 1주 앞둔 우크라 프로축구…"리그 재개, 국가 자신감 상징"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