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 상대로 연장 10회말 끝내기
kt 심우준, 손가락 부상 안고 끝내기 적시타…"보답하고 싶었다"
손가락 힘줄 부상을 안고 투혼을 펼치는 kt wiz의 주전 유격수 심우준(27)이 이번엔 공격에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심우준은 14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홈경기 2-2로 맞선 연장 10회말 1사 1, 2루 기회에서 상대 팀 마무리 투수 오승환을 상대로 짜릿한 우전 끝내기 적시타를 터뜨렸다.

kt는 심우준의 적시타로 3-2로 승리하면서 3연승을 달렸다.

심우준의 활약은 부상 여파 속에 나와 더 의미 있다.

그는 지난달 14일 삼성 라이온즈와 홈 경기에서 수비 도중 넘어지면서 왼쪽 중지와 손등을 이어주는 힘줄인 신전건을 다쳤다.

병원에선 수술을 권할 정도로 통증이 극심했지만, 심우준은 자리를 비울 수 없었다.

백업 내야수 장준원이 무릎 십자인대 파열로 시즌 아웃되면서 유격수 자리를 대신할 만한 선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심우준은 매 경기 손가락에 보호용 테이프를 칭칭 감은 채 통증을 삼키며 출전하고 있다.

그는 화려하진 않지만, 묵묵히 자기 역할을 하며 kt의 전력 누수를 틀어막고 있다.

kt 내부에선 심우준의 투혼을 높게 평가한다.

이강철 kt 감독은 "심우준의 안정적인 수비로 마운드가 흔들리지 않고 있다"며 "심우준은 10승 투수에 버금가는 선수"라고 칭찬하기도 했다.

심우준은 이날 경기에서도 여러 차례 호수비를 펼쳤다.

이날 경기장은 3회 쏟아진 비 때문에 미끄러웠지만, 심우준은 큰 실수 없이 자신에게 향한 강습 타구를 무리 없이 잡아냈다.

0-2로 뒤진 6회초 수비 1사 1, 2루 위기에선 구자욱의 라인드라이브성 강습타구를 잡은 뒤 2루로 던져 아웃카운트 2개를 한꺼번에 잡았다.

심우준의 활약은 수비에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정규 이닝 동안 안타를 생산하지 못했지만, 2-2로 앞선 10회말 1사 1, 2루 기회에서 구원 등판한 오승환을 상대로 끝내기 적시타를 터뜨렸다.

이날 경기 전까지 오승환을 상대로 7타수 4안타로 강했던 심우준은 가장 중요한 순간에 결정적인 안타를 생산했다.

경기 후 만난 심우준은 "경기 초반 범타를 많이 쳐서 속상했는데, 이강철 감독님이 3실점 이상을 막는 수비를 펼쳤으니 힘내라고 격려해주셨다"며 "마지막 타석 때 감독님의 믿음에 보답하고 싶었다.

좋은 타구를 만들어 기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