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력 일간지 USA투데이는 최근 초비상이다. 매일 아침 구독자들에게 신문을 배달해 줄 인력이 부족해서다. USA투데이 발행사 개닛은 “신문 배급소의 12%에서 담당자가 구멍 난 상태”라며 “당장 1000여 명의 배달 인력을 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개닛은 인쇄 부문에선 최근 대규모 해고를 단행했다. 불필요한 인력을 감축해 운영비를 줄여야 한다는 판단에서다.미국 노동시장에서 상반된 현상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 일손 부족으로 구인난이 심각한 곳이 있는 반면 경기 둔화 우려 속에 직원 수를 줄이는 기업도 늘고 있다. 구인난과 해고가 동시에파이낸셜타임스(FT)는 12일 “한쪽에서는 사람을 구하고 한쪽에서는 자르는 전례 없는 역설이 미국 노동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최근 미국 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고용시장은 완전고용에 가까운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월 비농업 부문의 신규 일자리는 52만8000개에 달했다. 전달 37만2000개에서 50% 이상 급증했다. 미국 기업들의 신규 고용 규모는 올해 3월부터 5개월 연속 30만 개를 넘겼다. 7월 실업률은 3.5%를 기록했다. 통상 실업률 4% 정도면 완전고용으로 간주한다. 트럭운송업, 패스트푸드 체인점 등에서는 일손이 모자라 채용 규모를 계속 늘리고 있다.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고용을 감축하는 기업이 잇따르고 있다. 미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자 경기 침체를 대비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코인베이스, 골드만삭스, 마이크로소프트, 월마트, 넷플릭스 등이 연달아 인력 감축 계획을 발표했다. 구인·구직 컨설팅 기업 챌린저 그레이&크리스마스(CG&C)에 의하면 지난달 미국 기업들이 감축을 예고한 인력 규모는 총 2만5810명으로 추산됐다. 기업들은 지난 6월에는 3만2517명을 해고하기로 했다. 코로나19로 글로벌 경제가 직격탄을 맞은 이후 16개월 만의 최대치였다.노무컨설팅업체 머서의 마틴 페를랑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고용 흐름은 우리 모두의 머리를 긁적이게 만들고 있다”고 했다. 인력 중개 업체 임플로이브리지의 조아니 빌리 수석애널리스트는 “미국 경제가 기술적 불황에 직면해 대규모 해고가 일어나고 있지만 노동시장의 한편은 견고하다”며 “인력시장업계에 몸담은 25년 동안 한 번도 접해보지 못한 형태의 불황”이라고 했다. 코로나 사태 등이 원인전문가들은 인력 구조조정에 대해 “기업들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코로나19 회복세에 대비해 인력을 과도하게 뽑아둔 탓도 있다”고 입을 모았다. 기업들이 올해 경제 전망을 과도하게 낙관해 마구잡이로 구인에 나섰다가 후회하고 있다는 설명이다.풍부한 시중 유동성 덕분에 지난해 성과급 잔치를 벌인 월가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올 들어 인수합병(M&A), 기업공개(IPO) 등 대규모 자문 수수료 수익을 낼 수 있는 자본시장이 급속도로 얼어붙자 앞다퉈 저성과자를 솎아내고 있다. 작년에 역대급 투자 뭉칫돈을 끌어모았던 스타트업들도 올해 기업 가치가 추락하면서 긴축 경영에 돌입했다.한쪽에서는 코로나로 자발적 퇴직자가 늘어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팬데믹 이후 미국에서는 노동 자체를 거부하거나 “더 나은 직장을 찾겠다”는 이유로 회사를 관두는 이례적인 풍토가 생겨났다. 이른바 ‘대퇴사 시대’다. 작년 하반기부터 지난달까지 자발적 퇴사자가 매달 400만 명을 웃돌았다. 전체 직원 대비 퇴사자 비율인 퇴사율도 2.8~3%대를 기록했다. 이는 최근 20년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페를랑 CEO는 “퇴사율이 수개월째 역대 최고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며 “이 때문에 기업들이 이직자를 대체하기 위해 얼마나 더 많은 직원을 채용해야 하는지 제대로 추산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기업들이 어떤 직원이 필수 인력인지 선별에 나섰다는 해석도 나온다. 필수 인력 채용은 늘리되 불필요한 인력은 과감히 쳐내고 있다는 얘기다. 앤드루 챌린저 CG&C 부사장은 “지난 1년 반 동안 기업들이 최대한 많은 인력을 확보하는 데 집중했다”며 “하지만 이제는 직원들을 뽑는 데 신중해졌다”고 했다.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현대엔지니어링이 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 중증장애인 고용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12일 밝혔다.현대엔지니어링은 장애인에게 적합한 일자리 창출을 위한 채용 추진, 원만한 직장 적응 지원, 장애인 고용에 대한 사업체 내 긍정적 인식 기반 조성 등 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 다양한 협력방안 추진에 합의했다.또한 △발달장애인 미술작가(10명) △행정서무 및 언론모니터링, 기사 스크랩(20명) △영어서무 및 디자인 지원(10명) △환경미화 및 사무지원(10명) 등 총 50명의 장애인을 고용하기로 했다.한국장애인고용공단은 현대엔지니어링이 장애인 고용의무를 조기에 달성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고용에 적합한 직무 및 고용모델 제시, 모집대행 등 고용서비스 제공, 직무훈련 프로그램 제공, 장애인 고용에 대한 인식개선 교육 등 다양한 지원방안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이번 체결식을 통해 장애인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게 되어 뜻깊게 생각한다"며 "장애인 고용 확대를 통해 사회적 가치 실현과 ESG 경영 강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국내 벤처·스타트업 종사자가 76만여 명으로 1년 새 10%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 6월 말 기준 국내 벤처·스타트업 3만4362곳의 고용 인원이 76만1082명으로 집계됐다고 9일 발표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9.7%(6만7605명) 늘어난 수치다.이는 같은 기간 전체 기업의 고용 증가율(3.3%)보다 세 배 정도 높다. 벤처투자를 유치한 기업의 고용 증가율은 40.5%로 전체 보험가입자 증가율보다 12배 이상 높았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벤처·스타트업 종사자는 72만2000여 명으로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등 4대 그룹 종사자(72만 명)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벤처·스타트업 고용 인원 중 만 15~29세 청년은 20만4437명(26.9%)으로 1년 전보다 8% 증가했다. 여성 종사자는 24만9411명으로 전체의 32.8%를 차지했다. 중기부 관계자는 “고용보험 가입자 중 청년이 2만9948명 늘었는데 이 중 절반 이상이 벤처·스타트업 종사자”라며 “벤처·스타트업이 청년 일자리 창출의 새로운 주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올 상반기 벤처투자를 유치한 회사는 1년 동안 약 1만3000명을 신규 고용했다. 벤처투자 10억원당 고용 증가 효과는 약 2.3명으로 나타났다.1년 전과 비교해 고용을 가장 많이 늘린 벤처·스타트업 10곳의 신규 고용 인원은 4048명으로 전체 고용 증가의 약 6%를 차지했다. 이 중 가장 많이 인원을 늘린 회사는 컬리(마켓컬리)로, 1년 새 701명 증가했다. 비바리퍼블리카(토스)는 297명, 버킷플레이스(오늘의집)는 252명을 새로 고용했다. 이번 조사 대상에 포함된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 14곳은 1만942명을 고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전보다 39.4%(3092명) 늘어났다.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