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사흘간 인천에 최대 391㎜의 폭우가 쏟아져 수해 복구가 시급한 가운데 피해가 컸던 원도심의 기초의회 의원들이 제주도 연수를 떠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10일 인천시 미추홀구의회에 따르면 구의원 12명과 의회사무국 직원 5명은 이날 오전 2박 3일 일정으로 제주도 연수를 떠났다.

의장을 포함한 나머지 의원 3명은 남아 있으나, 이 중 2명은 다음 날 연수에 합류하기로 했다.

1명은 개인 일정 등으로 연수에 불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계획된 이번 연수는 '제9대 의회 개원 합동세미나'로 다른 지역 기초의회 8∼9곳도 함께 참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미추홀구의회 관계자는 "의원 중 70%가 초선이어서 곧 시작될 결산 검사와 추경 등 의정활동 교육을 받기 위한 것"이라며 "취소하기에는 부담 비용이 커 의원들 모두 어제저녁 늦게까지 담당 지역구의 수해복구 상황을 챙기고 떠났다"고 밝혔다.

하지만 구의 행정을 감시하고 재난상황을 챙겨야 할 기초의회가 수해 발생 직후 제주도 연수에 나선 것을 놓고 지역 사회에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인천에는 지난 8일부터 이날 오전까지 옹진군 영흥도 391.5㎜, 부평구 361㎜, 옹진군 덕적도 329.5㎜, 중구 전동 326.8㎜, 연수구 동춘동 300㎜ 등의 폭우가 내렸다.

같은 기간 소방당국과 10개 군·구에는 946건의 호우 피해가 접수됐고, 원도심인 미추홀구에서도 재래시장과 제물포역·주안북부역 등 거리 곳곳이 물에 잠겨 30건의 수해를 입었다.

김송원 인천경실련 사무처장은 "취소가 어려운 일정이라면 재난관리를 위해 어떤 조치를 했고 이를 위해 누가 남았다는 등 공식 입장을 냈어야 한다"며 "아무 조치도 없이 연수를 갔다는 건 주민을 대변해야 할 의회의 자격을 의심하게 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