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은 연구개발(R&D) 투자를 크게 늘리고 있다. 용량을 키우고 안정성을 높인 배터리를 양산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회사가 출범했던 지난해 12월 임직원 수는 7524명이었는데, 지난해 말엔 9564명으로 1년 새 2000여 명 늘었다. 충원한 인력 중 상당수는 R&D 관련 인력이다. R&D 투자 비용은 2020년 4220억원에서 지난해 6539억원으로 증가했다.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용이 같은 기간 3.4%에서 3.7%로 증가했다.
그래픽=허라미 기자
그래픽=허라미 기자
30년 전부터 배터리 연구개발 중인 LG에너지솔루션은 세계 최다인 2만4066건의 배터리 특허(등록 기준)를 보유하고 있다. 글로벌 1위 배터리 회사인 CATL이 보유한 특허(4000건)의 6배 이상으로 알려졌다. 탄탄한 특허 기술을 기반으로 양극재가 4원계로 이루어진 NCMA 배터리를 2021년 세계 최초로 양산했다. 또 충전 속도가 대폭 개선된 실리콘 음극재 배터리를 2019년 내놓은 바 있다.

내년 말까지 중대형 원통형 신규 폼팩터(모양)인 ‘4680 배터리(지름 46㎜, 길이 80㎜)’를 양산할 계획이다. 아울러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내년 하반기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생산하기로 하는 등 고객이 원하는 사양을 만족하기 위한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춰 나갈 계획이다. 파우치형 전기차 배터리는 1회 충전으로 400~500㎞ 주행할 수 있는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는 주택용이다. 팩 기준으로 전 세계 최대 용량인 16kWh를 구현할 수 있는 제품을 병렬로 연결한 32kWh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소형 배터리 분야에선 적은 공간에 많은 용량을 적용할 수 있는 비정형 배터리를 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생산하는 원통형 배터리는 전동 공구와 전기 자전거에도 적용된다. 출력 밀도를 높이면서도 용량과 구동 시간을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춘 제품이다. 기존 원통형 배터리보다 슬림한 형태로, 전기 자전거에 장착하면 1회 충전 때 150㎞ 주행이 가능하다. 셀 내부에 버려지는 공간을 줄이고 에너지 밀도를 극대화해 장시간 충·방전해도 배터리의 내구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배터리 셀 설계의 자유도가 높아 다양한 전기 모빌리티 플랫폼에 적용할 수 있는 것 역시 이 제품의 강점으로 꼽힌다.

LG에너지솔루션은 글로벌 스타트업, 국내외 대학·연구기관과의 협력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달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분야 차별적인 기술력과 사업 모델을 보유하고 있는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프로그램인 ‘LGES Battery Challenge 2022’를 개최했다. △차세대 배터리 소재 기술 △배터리 제조 공정 기술 △ 배터리 관리 및 제어 기술 △스마트팩토리 △BaaS(배터리 생애주기별 서비스) 등의 분야에서 10개 기업을 선정 중이다.

이를 통해 혁신 아이디어를 발굴해 상용화하고, 전 세계 유망 기업 및 전문가와 네트워크를 다지겠다는 계획이다. 차세대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경쟁력을 확대하고 고객 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이 목표다.

차세대 기술 중엔 전고체 배터리가 눈에 띈다. 고분자 소재를 이용한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시점은 2026년, 황화물계 소재는 2030년이다. 에너지 밀도가 높으면서 안전성이 강화된 게 이 제품의 특징이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