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조 규모 원전사업에 한미 포함한 '3각 협력' 거듭 강조
루마니아측 "심도있는 논의" "韓, 원전컨소시엄 참여 환영"
부산엑스포 지지 요청엔 "최선의 노력 다할 것"
김의장, 루마니아 軍현대화사업에도 'K방산' 세일즈 외교
취임 후 첫 해외순방지로 폴란드에 이어 루마니아를 방문 중인 김진표 국회의장은 8일(현지시간) 루마니아 의회 주요 인사들과 만나 'K방산'과 원전 수출을 위한 외교전을 펼쳤다.

김 의장은 이날 루마니아 수도 부쿠레슈티의 국회의사당에서 알리나-슈테파니아 고르기우 상원의장 직무대리와 만나 "양국이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서 협력할 수 있는 사업이 루마니아 군의 현대화 사업에 한국이 참여하는 것"이라면서 "한국의 무기체계는 가격에 비해 성능이 우수하고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국가들과의 연합훈련(호환성)이 가능한 장점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루마니아는 올해 국방비를 GDP(국내총생산) 대비 2.5% 수준으로 증액했으며 향후 3.0%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루마니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군 장비 현대화를 위해 무기구입 예산을 매년 큰폭으로 늘려갈 계획이다.

이에 대해 고르기우 의장 직무대리는 오는 9월 열리는 '대한민국방위산업전'(DX KOREA)을 거론하면서 "양국이 협력할 수 있는 모든 분야에서 심도있는 논의를 하고, 실질적 결과가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방위산업전에 루마니아 국방장관을 초청했다.

김 의장은 전날 루마니아 장관급 인사 및 국영 원자력 회사 경영진과의 면담에서와 마찬가지로 이날도 11조원으로 추산되는 루마니아 원전 사업과 관련해 한국과 미국이 함께 참여하는 '3각 협력'을 거듭 제안했다.

김 의장은 "루마니아는 미국과 협력하여 미국 뉴스케일사(NuScale)의 소형원전(SMR)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데, 뉴스케일사에는 한국의 여러 대기업들이 지분투자를 하고 있다"며 "SMR 분야에서 한국·루마니아·미국간 3각 협력이 진행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비르질-다니엘 포페스쿠 에너지부 장관은 "미국과 SMR 건설 협력 관련 양해각서를 체결했다"며 "한국이 미국과의 원전 건설 컨소시엄 구성에 참여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김의장, 루마니아 軍현대화사업에도 'K방산' 세일즈 외교
고르기우 의장 직무대리는 "현재 10억달러 수준의 양국 교역액을 더 늘려갈 필요가 있다"면서 "물론 제안하신 에너지 분야 협력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고르기우 의장 직무대리의 한·루마니아간 교역 확대 제안과 관련해 "전적으로 공감한다"면서 "이를 확산시킬 수 있는 좋은 방안이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라며 2030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지지를 당부했다.

김 의장은 "부산은 한국의 가장 큰 항구로서 부산엑스포를 유치하면 루마니아의 최대 항구도시인 콘스탄차와 부산항간에 새로운 협력 관계가 만들어질 수 있고, 무엇보다 우리 대기업의 루마니아에 대한 다양한 투자를 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르기우 의장 직무대리는 부산엑스포 유치전과 관련, "아직 어느 국가를 지지할지 평가가 끝나지 않았다"면서도 "부산은 굉장히 좋은 자격 조건을 갖춘 도시임을 알고 있다.

양국이 국제기구 선출에서 상호 도움을 줬던 아름다운 전통을 감안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지난해 한국이 백신 수급에 곤란을 겪었을 때 유럽에서 유일하게 루마니아가 백신 협력에 나서줬다"며 사의를 표하고 "금년 중 루마니아측이 희망하는 의료물품이 원활히 제공되어 양국 보건협력이 더욱 강화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이후 시내 JW 메리어트 호텔에서 가진 티투스 코르러체안 상원 외교위원장, 안디-루치안 크리스테아 하원 외교위 부위원장과의 접견에서도 원전사업과 군 현대화사업에서 한국기업의 참여를 당부했다.

크리스테아 하원 외교위원회 부위원장은 2030 부산엑스포와 관련, "하원 외교위 차원에서 지지 가능성에 대해 진지하게 연구검토를 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김의장, 루마니아 軍현대화사업에도 'K방산' 세일즈 외교
김 의장은 또 벤-오니 아르델레안 회장을 비롯한 루마니아·한국 의원친선협회 인사들과도 만나 양국간 협력강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한국과 인연이 깊은 의원들이 눈길을 끌었다.

율리안-알렉산드루 바데아 하원의원은 부친이 1990년대 K리그 수원삼성 소속 축구선수였던 파벨 바데아로 어린시절 한국에 거주한 경험이 있다.

로베르트-요나탄 시갸르터우 하원의원도 부친이 1993년부터 대우자동차 딜러로 일하며 한국에 친근한 감정을 가지게 되었다고 말했다.

코를러체안 상원 외교위원장은 "2004년 삼성 휴대폰을 처음 사용한 이후 줄곧 삼성 휴대폰만 계속 사용하고 있고 자가용도 현재 현대차를 타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김 의장의 외교행보에는 김 의장과 동행한 국민의힘 정운천 의원, 더불어민주당 백혜련·신영대 의원과 박경미 국회의장비서실장 등이 함께 했다.

임갑수 주 루마니아 대사 등도 배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