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부근 도로와 인도가 물에 잠기면서 차량과 보행자가 통행하는 데 불편을 겪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8일 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부근 도로와 인도가 물에 잠기면서 차량과 보행자가 통행하는 데 불편을 겪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8일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쏟아진 폭우가 역대 일강수량, 시간당 강수량 최다 기록을 모두 갈아치울 양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공식적인 기록으로 인정받진 못했다.

9일 기상청에 따르면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기상청 서울청사에 설치된 자동기상관측장비(AWS)는 전날 일강수량을 381.5㎜로 집계했다. 공식기록상 서울 일강수량 최고치인 354.7㎜(1920년 8월 2일)를 뛰어넘는 수치다.

대한제국 시기인 1907년 낙원동에 '경성측후소'가 생기면서 서울에서 근대적인 기상관측이 시작된 점을 감안하면, 8일 하루 서울에 내린 비는 115년 만에 가장 많았다고도 볼 수 있다.

시간당 강수량을 따져도 신대방동엔 8일 오후 8시 5분부터 오후 9시 5분까지 1시간 동안 141.5㎜의 비가 내렸다. 이 역시 서울의 시간당 강수량 최고치 공식 기록인 118.6mm(1942년 8월 5일)를 80년 만에 뛰어넘었다.

다만 이같은 기록은 '공식 기록 경신'으로는 볼 수 없다는 것이 기상청의 설명이다. 서울 기상 대푯값은 종로구 송월동 서울기상관측소 관측값이기 때문이다. 기상청이 '서울에 첫눈이 내렸다'라고 발표할 때도 기준은 '서울기상관측소에서 눈이 관측됐는지'이다.

이 기준에 따른 공식적인 8일 서울 일강수량과 1시간 강수량 최고치는 각각 129.6㎜와 38.1㎜에 그친다. 기상청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8일 신대방동 1시간 강수량 최고치는) 비공식적이지만 역대 가장 많은 양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