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전 수행 중 3시간에 걸쳐 통신 두절 사태가 있었던 해군 최영함에 대해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가 한 달 가까이 보고받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해군 제7기동전단 소속 구축함인 최영함은 지난달 5일 작전 수행 중 해군 작전사령부와 모든 통신 수단이 두절됐다.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1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통신 두절이 언제 발생했냐”는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보고받은 시점도) 기억하지 못한다”던 이 장관은 이후 “오늘(1일) 보고받았다”고 번복했다. 김승겸 합동참모본부의장은 같은 질문에 “지난주에 보고받았다”고 대답했다. 김 의장이 지난주 월요일인 7월 25일 보고받았다고 가정해도 보고가 사건 후 약 3주가 지난 시점에 이뤄진 것이다.국방부는 아직 사고 원인에 대한 조사도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합참 전비태세검열단에서 조사를 하고 있냐”는 질문에 이 장관은 “지금 시킬 것”이라고 대답했다. 대통령실 보고 유무에 대해서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해당 사건은 지난달 말 언론 보도로 알려졌으나 이 장관은 “해외 출장 관계로 보도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했다.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 출신인 김 의원은 “작전 중인 군함이 통신두절돼 테러나 내란, 사고가 발생했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한 달 가까이 국방부에 보고되지 않은 것은 심각한 근무 태만”이라며 “국방부가 지난 정부의 사건을 뒤지는 데만 열중하면서 당장의 안보 문제에 집중하지 못한 것”이라고 질책했다. 국민의힘 소속 이헌승 국방위원장도 “사건이 굉장히 심각하다”며 “국방부가 자세히 조사해 국회에 보고해달라”고 요청했다.이날 회의에는 이재명 민주당 의원이 국회 입성 이후 처음으로 상임위 활동에 참여했다.이 의원은 상견례 성격의 인사말에서 “국가공동체를 지키는 여러 가지 요소 중에 국방은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라며 “외교와 국방, 안보 문제는 정쟁의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향후에도 안보 문제에서만큼은 협치에 노력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됐다.이 의원은 이 장관을 향해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가장 좋지만, 더 중요한 것은 싸우지 않는 상태를 만드는 것”이라며 “불필요하게 자극적 언행으로 괜히 위기를 조장하고 적대감을 강화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 장관이 “때에 따라 억지를 위해 우리의 의지, 결기를 보여줄 필요는 있다”고 답하자, 그는 “불필요하게 하지 말라는 것이다. 가능한 한 한반도가 평화 체제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최영함의 3시간 연락 두절 사건 당시 보고를 받지 못했다"며 "언제 보고를 받았는지 기억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최영함은 해군작전사령부 제7기동전단 소속의 구축함으로, 지난 7월 5일 약 3시간 가량 통신이 두절되며 부대의 통제를 벗어났다.이 장관은 1일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 참석해 의원들에게 현안보고를 진행했다. 그는 이후 민주당 국방위 간사인 김병주 의원에게 "최영함 통신 두절 사건이 언제 있었냐"는 질문에 "그 시기에 대해서는 정확히 기억하지 못한다"고 대답했다. 김 의원이 이어 "당시 바로 보고를 받았냐"고 질의하자 이 장관은 "정확한 시기를 기억하지 못하겠다"고 말했다.김 의원이 이같은 이 장관의 답변에 당황하며 "어떻게 최영함이 망망대해에서 3시간 동안 연락이 두절 됐는데 모를 수 있나"며 "합참의장은 보고를 받았나"고 묻자 김승겸 합참의장은 "후에 보고를 받았다. 지난주에 보고를 받았다"고 대답했다. 김 의장이 지난주 월요일인 7월 25일 보고를 받았다고 가정을 해도 사건 발생 후 약 3주가 지난 시점에나 합참의장 보고가 이뤄진 것이다.국방부가 아직 사고 원인에 대한 조사도 진행하지 않았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이 장관은 "현재 전비검열단에서 검열(조사)을 진행하고 있나"는 질문에 "지금 조사를 시킬 거다"라며 "오늘 아침에 보고를 받아서 아직 직접 지시를 하지 못했다"고 대답했다. 이에 국방위 의원들이 당혹감을 표하자 이 장관은 "지난주에 뉴스를 확인하지 못해 몰랐다"며 다시 한번 사건에 대한 인지 부족을 표출했다.김 의원은 "국군이 어떻게 해군 함정이 3시간 동안 연락 두절이 된 일을 모른채 몇주를 보내고, 이제야 보고받았다고 말하며 안보 구멍을 낼 수 있는지 모르겠다"며 "장관과 합참의장의 근무태만"이라고 강도높게 질책했다.최 의원의 질의 직후 국민의힘 소속 이헌승 국방위원장은 "방금 거론된 최영함 3시간 교신 두절 사건이 굉장히 심각하게 생각된다"며 "국방부는 자세히 조사를 해 국회에 별도로 보고해주길 바란다"고 지시했다.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한·미 연합전력이 실시해오던 ‘쌍룡훈련’이 내년 봄 5년 만에 부활한다.1일 국방부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지난 달 29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 국방장관회담을 통해 한미연합훈련 확대 방안 등을 논의한 데 따른 것이다.이와 관련 국방부 관계자는 "내년부터 연합연습 기간과 연계해 규모를 확대한 연합 실기동훈련(FTX)을 적극 시행하는데 한미 양측이 의견이 일치했다"며 "연합 항모강습단훈련과 연합 상륙훈련 등 연대급 이상 FTX를 재개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내년에 시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륙훈련은 매년 3∼4월 경북 포항 일대에서 시행됐다가 2018년을 마지막으로 중단된 쌍룡훈련이다. 2012년부터 한미연합 FTX '독수리연습'(FE)의 일환으로 2018년까지 격년제로 실시돼 왔다. 이후 2019년 문재인 정부는 키리졸브(KR)·독수리훈련(FE)과 함께 쌍룡훈련을 중단했고 "연대급 이상 대규모 훈련은 양국 군이 단독으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쌍룡훈련이 내년에 5년 만에 시행되면 새 정부 들어 사실상 첫 대규모 연합 야외 기동훈련이 될 전망이다. 상륙훈련은 방어가 아닌 공세적 성격인 만큼 북한이 크게 민감해 하는 성격이 있다. 이 때문에 내년 상반기 한미연합 전력이 참가하는 대규모 상륙훈련이 재개될 경우 북한의 반발 수위도 한층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군 당국은 "내년에 한미연합 상륙훈련이 실시될 경우 기존 '쌍룡훈련'이 아닌 다른 명칭이 붙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