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 2분기 최대 실적 거둔 데 한 몫한 이것
올해 상반기 국내 정유업계의 윤활유 생산량이 작년 동기 대기 30%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분기 정유 부문의 화려한 실적에 가려있지만, 정유업체들이 2분기 최대 실적을 거둔 데는 윤활유도 한몫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활유 사업의 매출 비중은 정유나 화학 부문에 크게 못 미치지만, 영업이익률은 다른 부문을 크게 웃돌며 수익성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하고 있다.



8일 한국석유공사 석유정보 사이트 페트로넷에 따르면 올해 1∼6월 국내 윤활유 생산량은 1천695만9천배럴로 작년 상반기(1천292만8천배럴)보다 31.2% 늘었다.

같은 기간 윤활유 수출량은 1천292만8천배럴로 작년 동기(913만8천배럴)보다 41.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올해 상반기 윤활유 수출액은 작년 동기(11억6천167만1천달러)보다 무려 75.1%나 늘어난 20억3천451만8천달러를 기록했다.

윤활유는 정유업계의 대표적 비(非)정유사업 중 하나로 꼽힌다.

윤활유는 주원료인 윤활기유에 산화안정제, 내마모제 등 여러 첨가제를 넣어 만들어지는데 주로 기계요소의 활동부나 전동부에서 마찰을 줄여주고 부식을 방지하는 등 기계 장치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그동안 윤활유 사업은 정유 사업의 곁가지 정도로 분류됐으나, 점차 확고한 수익원으로 자리를 잡아가는 모양새다.

2분기 윤활유 가격이 강세를 보인 데는 경유 수급난도 영향을 미쳤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의 여파로 경유 부족 현상이 심화되면서 경유와 대체재 관계에 있는 벙커C유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윤활기유는 벙커C유를 원재료로 만드는데 벙커C유가 경유 대체재로 사용되는 경우가 늘면서 윤활기유 공급량이 줄고 가격은 강세 흐름을 보였다.

또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윤활유 시장은 견고한 수요를 유지하고 있다.

윤활유 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국내 정유업계의 실적도 증가했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2분기 연결 기준으로 매출 19조9천53억원, 영업이익 2조3천29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이 가운데 윤활유 사업은 전 분기보다 436억원 늘어난 2천55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윤활기유 판매량은 소폭 감소했지만, 유가 상승에 따른 윤활유 판가 상승과 재고 손익 효과 등으로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늘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또 SK이노베이션의 윤활유 부문 영업이익률은 20.8%로 전체 영업이익률(11.7%)을 크게 웃돌았다.

에쓰오일 역시 2분기에 매출 11조4천424억원, 영업이익 1조7천220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윤활유 부문 매출은 8천880억원, 영업이익은 2천589억원을 기록했다. 윤활유 부문 영업이익률은 29.2%였다.

또 윤활유 매출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7%에 불과했으나 윤활유 부문의 영업이익이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에 달했다.

현대오일뱅크가 공시한 2분기 실적을 보면 매출은 8조8천8억원, 영업이익은 1조3천703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윤활기유 사업의 매출은 2천864억원, 영업이익은 294억원이었다.

직전분기와 비교하면 윤활기유 매출은 9.6%, 영업이익은 79.3% 증가한 것이다.

GS칼텍스는 아직 2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으나 역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윤활유 사업에서도 호실적이 예상된다.

업계는 하반기에도 윤활유 사업이 호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영호기자 hoya@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