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이 40억달러(약 5조1000억원) 규모 돈세탁 혐의 등으로 오랫동안 수배해 온 러시아인 알렉산데르 비니크(43)를 그리스로부터 인도받았다.

6일(현지시간) AFP 통신 보도에 따르면 그리스 정부는 비니크를 전날 미국으로 송환했다.

그는 불법 비트코인 거래 사이트인 BTC-e를 운영하면서 40억달러 이상 범죄자금을 세탁해 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밖에도 랜섬웨어를 이용해 200여명으로부터 금품을 갈취하거나 마약을 밀매한 혐의도 있다. 미국은 그에게 20가지가 넘는 혐의를 적용, 수년간 그의 신병을 확보하는 데 주력했다.

그는 2017년 그리스에서 체포됐다가 사건 관할권을 주장하는 프랑스로 옮겨졌고, 그곳에서 돈세탁 범죄가 유죄를 인정받아 징역 5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그는 프랑스에서 복역을 끝내고 4일 그리스로 인도됐다. 그리스 당국이 그를 인도받자마자 다시 미국으로 보낸 것이다.

비니크의 변호인단은 "그가 그리스에 망명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워싱턴이 송환에 큰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미국 여자프로농구(WNBA) 스타 브리트니 그라이너(32)를 마약 밀수 혐의로 체포, 미국과 죄수 교환을 논의 중인 상황에서 미국이 오랫동안 노렸던 러시아 돈세탁 범죄자를 인도받았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러시아 외교부는 비니크의 미국 송환 소식과 관련해 "그리스 당국의 결정에 분노한다"며 "러시아는 그의 법적 권리와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