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오염수의 해양 방류가 애초 계획한 내년 봄이 아니라 내년 여름 이후로 늦어질 수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4일 보도했다.

후쿠시마 제1원전 운영 회사인 도쿄전력은 전날 오염수 방류에 필요한 해저 터널 등 설비 공사를 4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설비 공사를 내년 6월 완료할 것이라는 공정표를 내놓았다.

도쿄전력이 그동안 밝혀온 완공 시점은 내년 4월이었는데 2개월가량 미뤄진 것이다.

도쿄전력은 원전 부지에서 1㎞ 떨어진 앞바다까지 이어지는 해저 터널의 굴착, 저장탱크에서 해저 터널을 잇는 배관 설치 등의 작업을 진행한다.

도쿄전력 관계자는 "태풍 등 기상 상황과 해양조건 등 변경 요인이 있다"고 말했다.

2011년 3월 11일 동일본대지진으로 수소 폭발 사고가 발생한 후쿠시마 제1원전에는 원전 부지로 유입되는 지하수와 빗물 등으로 오염수가 발생하고 있으며, 도쿄전력은 이를 다핵종(多核種)제거설비(ALPS)로 정화한 후 저장탱크에 보관하고 있다.

APLS로 정화 처리해도 오염수에 포함된 삼중수소(트리튬)라는 방사성 물질은 걸러지지 않는다.

일본 정부는 저장탱크가 가득 차는 시기를 고려해 내년 봄부터 오염수를 바닷물로 희석해 후쿠시마 제1원전 앞바다에 방류하겠다고 작년 4월 발표했지만, 공사 지연으로 방류 시기가 늦어질 수 있게 됐다.

닛케이는 "오염수 발생량이 줄어 저장탱크가 가득 차는 시기가 내년 가을로 예상된다"며 "해양 방류가 내년 봄에 시작되지 않아도 오염수가 넘치는 사태는 피할 수 있다"고 전했다.

현지 어민단체 등이 여전히 해양 방류에 반대하고 있어 공사가 끝나더라도 방류까지 갈등이 지속할 전망이다.

일본 전국어업협동조합연합회는 지난달 열린 정기총회에서 "전국 어업 종사자와 국민의 이해를 얻을 수 없는 ALPS 처리수의 해양 방류에 단호하게 반대한다는 것은 조금도 달라지지 않는다"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