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나라 기술로 만든 첫 번째 달 탐사선 ‘다누리’가 달을 향해 머나먼 여정을 떠날 준비를 마쳤습니다.

오는 5일에 쏘아올리고, 이후 달 궤도에 정상적으로 진입하면 우리나라도 이제 세계 7대 달 탐사국 반열에 오르게 됩니다.

취재 기자와 더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산업부 송민화 기자 나왔습니다.


<앵커>

송 기자. 지난 6월 성공한 누리호 2차 발사와 이번 다누리 발사는 어떻게 다른건가요?

<기자>

네, 먼저 누리호는 호라는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발사체를 포함한 전체를 뜻합니다.

그리고 다누리는 발사체 안에 담긴 탐사선만 말하는 것이고요.

누리호와 다누리의 또 다른 차이점은 지구 주위를 도는가 달 주위를 도는가 입니다.

누리호안에 탑재했던 위성은 지구 700km 궤도를 돌면서 지구와 관련한 정보를 제공한다고 하면, 다누리의 경우는 달 상공 100km 궤도를 회전하면서 달표면이나 내부 정보를 얻게 됩니다.

다누리는 원래 3일 발사 예정이었지만 한번 연기 됐죠.

다누리를 쏘아 올릴 미국 스페이스X사의 발사체, '팰컨9'의 추가 점검이 이뤄지면서 발사일은 오는 5일 오전 8시 8분으로 수정됐습니다.

다누리는 이미 지난달 7일, 발사 장소인 미국 플로리다주 커내버럴 우주군기지에 도착해서 최종 점검까지 마친 상태입니다.

팰컨9도 큰 문제가 있는 건 아닌 것으로 전해지면서 점검이 마무리되면 정상적으로 발사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다누리라는 이름이 참 부르기 편하고 예쁩니다. 어떤 뜻인지 그리고 달에는 언제 도착하는지도 궁금한데요?


<기자>

부르기도 편하고 듣기도 좋은 ‘다누리’는 순 우리말인 달과 누리가 합쳐진 이름입니다.

말 그대로 달을 남김없이 모두 누리고 오라는 뜻으로 지어졌습니다.

다누리가 달로 가는 방법은 지구와 태양 달 등 천체 중력을 이용해 달로 향하는 달 전이 궤도 방식입니다.

6일 만에 도착하는 직접궤도 방식과 지구 궤도를 3~5바퀴 돌면서 점차 고도를 높인 후 직접 달 궤도에 진입하는 위상궤도 방식도 있었지만 과기정통부와 항우연은 달까지 도달하는데 넉달 반(137일)이나 걸리는 방식을 선택한 겁니다.

이 방식은 단 1도만 틀어져도 600km의 오차 발생할 정도로 고도의 기술 필요로 하는데다, 이 항법은 지구와 달의 거리인 30만 4천km보다 4배가 넘는 최대 156만km를 돌아간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그런데도 이 방법을 선택한 이유는 바로 연료 소모량 때문인데요.

다른 항법에 비해 달에 도달하는 데까지 연료 소모량이 25%가량 적어서 임무수행 기간을 늘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누리는 위성에 탑재된 6개의 탑재체 임무를 1년 동안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도달시간을 단축하기 보다는 효율성을 택한 겁니다.

<앵커>

다누리는 달 탐사선으로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인지도 설명해주시죠?


<기자>

개발에 착수한지 7년 만에 모습을 드러낸 다누리는 가로 2.14m 세로 1.82m 높이 2.19m의 직육면체 형태를 지녔습니다.

가정용 냉장고를 두 개를 붙여놓은 정도의 크기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크기는 그렇게 크지 않아도 다누리가 맡은 임무는 막중합니다.

달 상공 100km 궤도에 오르면 다누리는 크게 세 가지 임무를 수행하게 되는데요.

달 표면의 지형지물을 파악하기 위한 관측 촬영과 달 내부에 어떤 자원이 분포하고 있는지를 알아내기 위한 특수 촬영, 그리고 빛이 전혀 들어오지 않는 곳을 집중적으로 찍는 고감도 촬영 이렇게 세 가지입니다.

특히 이 결과를 활용해 미 항공우주국 나사는 오는 2025년 이후로 예정된 유인 달 탐사 계획인 아르테미스의 착륙 후보지를 결정할 예정이라 우주강국에서도 다누리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런 임무를 수행할 탑재체(과학 장비) 가운데 대부분이 국내 기술로 개발 됐다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모두 6개 탑재체가 실렸는데 이 중 5개가 국내 기술이고 나머지 1개만 NASA가 개발한 장비입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광시야 편광카메라인 폴캠은 한국천문연구원이 개발했습니다.

폴캠은 특정 방향으로만 진동하는 빛인 편광의 특성을 활용해 달 표면의 입자 크기나 티타늄 분포를 확인하는데 쓰이는 장비입니다.

또 경희대학교 연구팀이 개발한 자기장 측정기는 달 주변과 표면의 자기장의 세기를 보다 정밀하게 관측할 수 있어 달 생성의 미스테리를 풀 것으로 기대됩니다.

특히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개발한 우주 인터넷 검증기도 주목할 장비인데요.

이를 통해 지구와 달 궤도선 간 인터넷 성능을 검증하고 실시간으로 파일과 동영상을 전송할 수 있을 전망입니다.

이번 테스트를 위해서 전자통신연구원은 BTS의 뮤직비디오를 보낸다고 하는데요.

달에서 전송한 K-POP이 전 세계에 울려퍼질지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이 밖에 다누리를 달 궤도에 정상적으로 올리기 위한 기술도 국내 업체가 참여했는데요.

한국항공우주산업 KAI와 (주)한화가 주로 참여했습니다.

다누리 본체의 총 조립과 원격측정명령계를 설계하는 과정은 KAI가 담당했고요.

다누리의 궤도 수정과 자세제어용 추진시스템을 설계하고 제작하는 과정은 (주)한화가 담당했습니다.

또 한화시스템과 SK브로드밴드, 현대로템과 같은 다양한 기업들도 이번 다누리 발사에 힘을 보탰습니다.

특히 이번 발사에 성공하면 미 나사와 직접적인 협업을 하는 것이라 테스트 성격이 강했던 누리호 때와는 다르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입니다.

다누리는 발사 후 한 두시간 안에 교신이 이뤄지면 발사 성공 여부가 확인되는 만큼 관련 기업의 주가 흐름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앵커>

이번 다누리 발사가 성공했을 때 갖게 되는 의미와 우주산업 역량 강화를 위해 풀어야할 과제는 뭐가 있을까요?


<기자>

네, 누리호와 마찬가지로 다누리도 순수 국내 기술로 결과물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의를 지닐 수 있습니다.

특히, 이번 다누리 발사에 성공하면 러시아와 미국, 중국, 일본, 유럽연합(EU), 인도에 이어서 세계에서 7번째 달 탐사선 보유국에 이름을 올리게 되는데요.

우주 강국 대열의 이정표가 마련됨은 물론 순수 국내 기술로 제작한 달 착륙선으로 심우주를 탐사하는 길도 빠르게 열릴 것으로 전망됩니다.

다만 이러한 국내 우주산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민간 기업의 역할이 그 무엇보다 중요한데요.

국가 주도의 올드스페이스에서 민간이 주도하는 뉴스페이스로 빠르게 전환해야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었습니다.



<앵커>

잘들었습니다.


송민화기자 mhsong@wowtv.co.kr
세계 7대 달 탐사국 도전…다누리 발사준비 완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