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 외화거래' 칼 빼든 당국...우리·신한은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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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은행권에서 이뤄진 대규모 이상 외화 송금 거래에 대한 금융당국의 수사가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관련내용 경제부 신용훈 기자와 살펴봅니다.
신기자, 조사가 진행될수록 이상 외화 송금액 규모가 점점 커지는 모습입니다.
<기자>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에서 발생한 이상 외화송금 거래 규모가 당초 알려진 것보다 2배 정도 많은 4조원대로 드러났습니다.
신한은행이 2조5,000억원, 우리은행이 1조 6,000억원 수준입니다.
여기에 다른 은행들에서 확인된 이상 외화 송금 사례를 더하면 액수가 7조원대에 달합니다.
시중은행들 지난달 29일까지 금감원에 자체점검 결과를 제출했는데요. 자체점검 이후에 금감원의 점검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면 이상 송금규모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앵커>
지금 은행에 대한 조사는 어느정도 진행이 되고 있는 건가요?
<기자>
은행들의 자체 점검 결과가 취합된 상태입니다.
금감원이 아직 이 자료들을 점검하진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데요.
금감원은 오는 8월5일까지 검사휴지기를 갖고 있거든요.
검사 휴지기가 끝난 다음에 신한과 우리은행 검사를 먼저 마무리 짓고, 다른 은행들의 외회 거래상황을 들여다본다는 계획입니다.
특히 조사된 외화 송금액 중에 정상적인 거래도 있을 수 있는 만큼 이를 가려내는 작업을 우선적으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앵커>
거액의 돈이 통상적인 무역거래 수준을 넘어서 비정상적으로 이뤄졌다는 건데요.
어떤 식으로 거래가 된 겁니까?
<기자>
국내 무역법인에서 해외무역법인으로 송금을 할 때 송장 즉 인보이스를 첨부 합니다.
그런데 이 송장을 위조하거나 제대로 첨부를 안했다든지, 규모가 작고 생긴지 얼마 되지 않은 업체가 갑자기 거액의 외화를 송금한 사례, 특정 영업점에서 집중적으로 송금한 정황 등이 파악된 겁니다.
일반적으로 외화송금은 개인송금이 있고 기업송금이 있습니다.
개인송금은 생활자금이나 유학생 자녀에게 보내는 송금 등이 있고 1년에 5만달러까지 증빙서류 제출하지 않고도 송금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업송금은 다릅니다. 법인끼리 주고 받는 무역 대금이고 규모도 크기 때문에 송금할 때 인보이스, 어떤 물건 주고 받았는지 등 여러가지 관련 서류를 첨부해야 합니다.
<앵커>
송금된 돈들이 가상자산거래소에서 흘러나왔다는 점도 확인이 됐지요?
<기자>
금감원이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의 이상 외화거래를 검사해 봤더니 대부분의 자금이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에서 흘러 들어온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가상자산거래소에서 여러 개인과 법인으로 이체된 돈이 국내 무역법인 계좌로 모인 뒤 외화로 바꿔져서 해외법인으로 송금되는 구조였는데요
수입대금을 지급한다는 명목으로 홍콩과 일본, 미국, 중국의 해외 법인들로 송금이 됐습니다.
특이점은 신용장(물품이 계약된 대로 제공됐다는 것을 입증해주는 서류) 없이 송금이 이뤄졌다는 점, 한 명의 대표가 여러 개의 법인을 거느리고 있었던 점, 법인 대표끼리 사촌 관계인 경우 등이 있었습니다.
<앵커>
가상자산거래소에서 돈이 흘러나오면서 환치기 가능도 제기되고 있지요?
<기자>
이상 거래의 출발점이 가상자산거래소인 만큼 환치기 가능성도 있는 상황입니다.
환치기는 한 국가의 계좌에 입금한 후 다른 국가에서 해당 국가의 환율에 따라 입금한 금액을 현지화폐로 인출하는 수법 인데요. 불법 입니다.
환치기는 해외 법인하고 짜야지 만이 가능한데요. 우리나라와 해외법인이 특수관계 인지, 공모를 했는지 부분은 검찰과 관세청이 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앵커>
대북송금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던데 이 부분은 확인된 건가요?
<기자>
이상 외화송금과 관련된 법인 중에는 사업주가 조선족인 업체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대공 혐의점이 있는지 여부도 관심사 인데요.
국정원이 나서서 북한으로의 송금 여부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자금세탁 여부, 은행 내부 직원과 고위직 연루 가능성 등에 대해서도 조사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내부 직원이 연루됐을 경우 경영진에 대한 중징계도 불가피 할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금융사들에 대한 중징계 조치는 올해 말과 내년초 금융지주사들의 지배구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인 만큼 금융권에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앵커>
시간이 지날수록 사안이 커지는 모양새 인데요. 이상 외화거래의 실체 파악이 제대로 이뤄지길 기대해봅니다.
경제부 신용훈 기자였습니다.
신용훈기자 syh@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