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030년 ‘무인(無人)공장’ 도입을 추진한다. 생산 인력을 투입하지 않고 기계와 로봇만으로 공장을 돌린다는 계획이다.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해 생산성을 높이고 ‘인구 절벽’으로 인한 구인난에 대비하기 위한 차원이다. 제조업 기반의 국내 대기업 사이에 무인공장 도입 논의가 확산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무인공장 도입을 추진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이르면 2030년 주요 글로벌 생산기지를 무인화한다는 목표다. 생산 공정을 100% 자동화 기계로 가동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실현 가능성을 점검하는 게 TF의 주요 업무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가 무인공장 도입 방안을 검토하는 것은 앞으로 인력난이 심각해질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국내 생산가능인구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어 현재 공장 시스템이라면 생산직 인력 부족 문제가 대두될 수 있다”고 말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일 기준 생산가능인구는 3694만4000명으로 1년 전보다 34만4000명(0.9%) 감소했다. 전체 인구 대비 생산가능인구 비율은 지난해 71.6%에서 2037년(59.7%)에는 60%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적으로 스마트팩토리 관련 기술 수준이 높아지고 있어 글로벌 업체와의 생산성 경쟁 측면에서도 공장 자동화는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국내외 인력을 연구개발(R&D) 중심으로 운용할 방침이다. 기존 생산 인력은 서비스업과 R&D 등 다른 분야로 전환 배치하는 방안이 점진적으로 논의될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무인공장 도입 계획을 구체화하면 다른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생산인력의 인위적인 조정 없이 자연 감소분만큼 차례로 무인공장으로 전환하는 움직임이 확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