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의 남자 골프 대항전 라이더컵 단장직이라는 ‘명예’ 대신 실리를 택한 헨릭 스텐손(46·스웨덴·사진)이 확실한 보상을 받았다. 스텐손은 1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의 트럼프 내셔널GC(파71)에서 열린 리브(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 3차 대회(총상금 2500만달러)에서 최종합계 11언더파 202타로 우승했다. 사흘 내내 한 차례도 선두를 놓치지 않는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달성했다.

스텐손은 PGA투어 통산 6승을 올린 베테랑이지만, 마지막으로 우승한 대회는 5년 전 2017년 8월 윈덤챔피언십이었다. 골프계에서는 ‘한물 간 선수’라는 냉정한 평가도 나왔다. 그랬던 스텐손이 이번 대회 우승으로 개인전 우승상금 400만달러와 단체전 준우승 상금 37만5000달러 등 대회 상금으로 437만5000달러(약 62억원)를 한꺼번에 챙겼다.여기에 그가 LIV로 이적하면서 받은 것으로 알려진 계약금 5000만달러(약 652억원)를 더하면 700억원이 넘는 거액을 한 번에 움켜쥔 셈이다.

스텐손은 원래 내년 9월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라이더컵 유럽팀 단장직을 맡았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 자본이 후원하는 LIV로 무대를 옮기면서 단장직에서 쫓겨났다.

스텐손은 지난 3월엔 LIV의 제안을 뿌리치고 유럽팀 단장을 맡았지만, 4개월 만에 자신의 결정을 뒤집었다. PGA투어와 DP월드투어도스텐손이 LIV로 건너가면서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게 됐다.

LIV 이적과 대회 우승으로 자신의 PGA투어 통산 상금(3199만달러)을 훌쩍 뛰어넘는 ‘잭팟’을 터뜨린 스텐손은 “지난 11일간은 정말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힘든 시간이었다”며 “그런 상황에서도 경기에 집중해 우승이라는 성적을 낸 스스로가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라이더컵 단장직을 포기했기 때문에) 더 잘해야겠다는 동기 부여가 있었다”고도 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