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개 선석에 내항선 30~80척 접안 '분주'…화물 운송 차질도
제주외항 선석은 코로나 이후 크루즈선 없어 활용 안 해

감염병 확산으로 장기간 활용하지 않는 제주외항 국제크루즈 선석을 여객선·화물선 등 내항선이 접안 가능한 선석으로 이용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정박 전쟁' 제주항, 텅 빈 외항 크루즈 선석 활용 추진
제주도는 제주외항 국제크루즈 1개 선석을 내항선 선석으로 활용하기 위해 법무부, 제주세관 등 크루즈 선석 관련 부서와 협의하고 있다고 1일 밝혔다.

도는 제주외항 국제크루즈 항이 보완 구역에다 비관세 보세 지역으로 설정돼 있어 내항선이 운항하려면 관련 부서와 해제 절차를 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도에 따르면 현재 제주항 선석은 크루즈 선석을 제외해 27개다.

하지만 여객선과 관공선, 화물선 등 제주항을 이용하는 내항선은 일별 적게는 30여 척에서 많게는 80여 척에 이른다.

모든 내항선이 선석에 접안한 후 충분한 시간 정박하며 여객 및 화물을 수송하려고 원하기 때문에 제주항에서는 이른바 '정박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10일 인천∼제주 항로를 운항하는 카페리 '비욘드 트러스트호'(2만6천t)의 항차별 평균 화물 운송량은 636t(지난달 11일 기준)으로 적재 용량 3천552t의 18% 수준에 머물고 있다.

화물 적재 공간이 80% 이상 비어 있는 상태에서 매번 선박을 운항하고 있는 셈이다.

제주항에서 지정 시간 내에 선석을 비워줘야 해서 평일에는 4시간 50분, 주말에는 3시간 50분 안에 화물 하역과 적하 작업을 마무리해야 한다.

이 때문에 빨리 하역작업을 마칠 수 있는 화물차나 차량에 실린 화물 등을 주로 운송하고, 철근 등 벌크화물은 거의 싣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지난 4월 제주연구원도 '제주항 선석 운영 효율과 방안 연구'를 통해 크루즈 부두를 내항선이 접안할 수 있도록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도 지난달 업무보고에서 제주외항 국제크루즈선 선석 1개를 여객선 또는 화물선 등 내항선 선석으로 사용하도록 하라고 주문했다.

도 관계자는 "매년 크루즈 입항 스케줄이 꾸준히 잡혀 있어서 그간 활용 방안 추진이 진전되지 않았지만, 이번에 내항선이 크루즈 선석에 접안할 수 있도록 관련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외항 국제크루즈 선석은 2020년 코로나19 창궐로 인해 2년 넘게 선박이 오지 않아 활용이 안 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