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투자자들이 점차 떠나가는 암호화폐 시장에서 저마다 살 길을 찾으려는 암호화폐거래소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제도권 금융회사들의 진출에 맞서 기존 거래소들이 모여 목소리를 내는 창구인 협회 설립을 추진하고 외국회사에 지분을 매각하는 등 대내외 협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암호화폐업계에 따르면 두나무·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등 5개 거래소는 디지털자산 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를 협회로 인가받기 위해 금융위원회와 협의를 진행 중이다. 증권사의 암호화폐 매매업 진출 가능성에 위기감을 느낀 거래소들이 국회·정부에 공동 의견을 낼 수 있도록 소통 창구를 마련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실제로 증권형토큰(STO)으로 분류되는 암호화폐는 증권 매매업 라이선스를 가진 증권사들만 거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추후 암호화폐업권법이 통과되면 증권사들의 가상자산사업자 겸영까지 허가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미 금융위는 은행연합회, 금융투자협회 등 8개 금융업권에서 234개 건의사항을 접수해 금융규제혁신회의에 보고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증권사에서 암호화폐를 거래할 것인지, 기존 거래소에서 거래할 것인지를 투자자들에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면 누가 거래소를 유지하겠냐”고 우려했다.

거래소들의 실적 부진이 가시화하면서 몸값이 낮아지자 이를 인수하려는 외국 거래소도 나타났다. 미국 10위권 암호화폐거래소 FTX는 김앤장을 통해 빗썸코리아 대주주인 비덴트와 작년부터 지분 매각 협상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비덴트는 빗썸코리아 지분을 10.28% 보유하고 있다. 이외에 모회사인 빗썸홀딩스 지분도 34.22% 갖고 있다. FTX와 비덴트 사이에선 이미 수차례 매수·매도 호가가 오갔으며, 최근 실적 하락으로 협상에 속도가 붙고 있다는 얘기도 있다. FTX는 작년 12월과 올초에 이미 한국 진출을 위해 ‘FTX트레이딩LTD’란 이름으로 상표권 특허를 신청해 현재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