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 분기 마이너스 성장이 곧 경기후퇴 아니다"

미국 상무부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 발표를 앞두고 미국 경제가 재차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플러스 성장을 보일 것이란 이견도 있지만, 어느 경우든 재고 변동이 2분기 경제 성적표를 좌우할 요인으로 지목됐다.

미국 CNBC 방송은 이코노미스트들이 2분기 GDP 성장률을 평균적으로 0%(전기 대비·연율 환산 기준)대로 보고 있다고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부는 마이너스를 점쳤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많은 이코노미스트가 마이너스 성장을 예상한다고 전했다.

결국 마이너스 성장 전망이 대세인 셈이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이 산출하는 'GDP 나우'는 2분기 성장률을 -1.2%로 제시했다.

낙관적 입장으로는 JP모건과 골드만삭스가 있다.

JP모건은 이날 2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0.7%에서 1.4%로 상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도 역시 0.4%에서 1%로 올렸다.

이는 이날 발표된 미국 무역수지와 내구재 수주 수치를 반영한 결과였다.

상무부에 따르면 미국의 무역적자는 5월 1천40억달러(약 136조2천억원)에서 6월 982억달러(약 128조6천억원)로 5.6% 감소했다.

내구재 수주는 6월에 1.9% 증가해 5월(+0.8%)보다 더 견조한 모습을 보였다.

무디스 애널리틱스는 2분기 성장률을 -1%로,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글로벌은 -1.3%로 각각 예상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19로 인한 공급망 혼란의 심화, 재고 문제를 마이너스 성장 전망 배경으로 꼽았다.

WSJ도 기업들의 재고 처리가 2분기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았다고 지적했다.

기업들은 지난해 말 공급망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또한 일부는 앞으로 소비 지출이 늘어날 것을 기대하며 공격적으로 재고를 쌓았다.

하지만 재고 물량이 너무 많다고 판단해 최근 수개월간 제품을 새로 생산하기보다는 기존 재고를 팔기 시작해 2분기 경제가 뒷걸음질했다는 것이다.

애틀랜타 연은 추정치에 따르면 재고 감소가 2분기 GDP 성장률을 2.3%포인트 낮추는 데 기여했다.

GDP 나우의 2분기 성장률 전망치가 -1.2%이니 재고 감소가 없었다면 2분기에 플러스 성장을 할 것이란 의미다.

시장의 전망대로 미국이 2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을 하면 1분기(-1.6%)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역성장을 기록하게 된다.

이는 일명 '기술적 경기후퇴'에 해당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 곧 경기후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특히 노동시장이 강건한 성장세를 보여 지금 당장 경기후퇴로 진단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경기후퇴 여부를 공식 판정하는 전미경제연구소(NBER)는 GDP와 같은 분기별 자료가 아니라 일자리, 산업생산, 소득과 같은 월별 자료를 바탕으로 경기상황을 판단한다.

투자은행 냇웨스트마켓츠의 케빈 커민스 미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분기 마이너스 성장률이 나오면 이를 기술적 경기후퇴라고 부를 수 있다"면서도 "문제는 NBER가 경기를 이렇게 판단하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미국 2분기 마이너스 성장 전망 우세…재고 변동이 관건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