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번 금리 결정 이후에는 차기 회의에 대한 '사전안내'(포워드 가이던스)를 내놓지 않을 것 같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현지시간) 밝혔다.

연준은 27일까지 열리는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지난달에 이어 재차 0.75%포인트 올릴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투자자들은 연준의 금리 결정 이후 나올 제롬 파월 의장의 발언에서 9월 금리 인상 향방에 대한 힌트를 얻고자 하지만, 이전과는 달리 파월 의장의 사전안내가 없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파월 의장은 올해 들어 FOMC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사전 안내를 해왔다.

파월 의장은 지난 5월에 6월 회의에선 0.5%포인트 금리 인상(빅 스텝)이 있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인플레이션 지표가 악화하면서 예고한 빅 스텝 대신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인상)으로 방향을 선회한 6월 회의 직후에도 7월 회의에서 0.5%포인트 또는 0.75%포인트 인상이 고려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다만 1994년 이후 28년 만에 가장 큰 이번 인상 폭이 이례적인 조치임을 강조하면서 이런 규모의 움직임이 흔한 조치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파월 의장이 차기 회의에 대해 사전안내를 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준은 올해 들어 그 어느 때보다 빠른 속도로 금리를 올리고 있음에도 인플레이션과 경제성장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파월은 6월 회의를 앞두고 자이언트 스텝은 없다고 못 박았으나 실제로는 악화한 경제지표를 반영, 0.75%포인트 인상을 결정해 사전안내의 신뢰성을 무너뜨렸다.

애널리스트들도 올해 추가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이 크지만 향후 정책 운용의 유연성을 위해 파월 의장이 추가 인상 폭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주 보고서에서 연준이 대신 강력한 지침을 제시하는 것보다는 선택권을 열어두려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준 내부적으로 연말 목표 금리에 대한 합의가 전제되지 않는 한 추가적인 사전안내를 내놓길 힘들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연준 관리들은 지난달 만해도 연말 금리를 적어도 3% 정도까지 올려야 한다는 데 대체적인 합의가 이뤄졌다고 말했으나 경제지표가 악화하면서 이번 달에는 4%까지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예일 경영대학원 교수인 윌리엄 잉글리시 전 연준 이코노미스트는 향후 물가와 경제가 어떤 모습을 보일지 알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자신이라면 향후 회의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금리 전망을 내놓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전안내는 세계 금융위기 이후 양적완화(QE) 정책을 주도해온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캐나다 중앙은행의 선례를 좇아 2011년 도입한 이래 중앙은행의 주요한 의사소통 도구로 자리를 잡았다.

사전안내는 투자자들에게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안내해 이에 대한 인식이 채권과 다른 자산시장 전반으로 확산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나아가 이로 인해 기업과 소비자의 행동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미 연준, 9월 금리인상 향방 '사전안내' 없을 듯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