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 이상벽·심형래·현숙 등 공연…눈물 대신 박수·웃음소리
"이봐 뭐 그리 슬퍼해", "인생 뭐 있어 그냥 웃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낙원동 '모두의 극장'에서 열린 '송해 49재 추모 행사'에는 고인이 생전 즐겨 하던 말이 적힌 그림이 전시됐다.

인생을 즐겁게 살자는 고인의 뜻을 받들어 이날 추모 행사에는 웃음과 박수 소리가 울려 퍼졌다.

무더운 날씨에 어르신들은 연신 부채질을 하며 하나둘씩 모여 300석이 되는 극장을 꽉 채웠다.

지난 6월 별세한 송해의 활짝 웃는 사진이 추도객을 반겼다.

엄숙한 분위기가 감돌던 극장은 이내 사회자 이용식의 활기찬 목소리와 재치 있는 진행에 곳곳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추모 행사에는 12명의 후배 문화예술인이 참석해 노래와 트럼펫 연주 등 고인을 기리는 무대를 꾸몄다.

가수 김성환이 첫 무대에 올라 '묻지 마세요'를 부르자 어르신들은 노래에 맞춰 손뼉을 치고, 흥겨운 추임새도 넣었다.

배우 전원주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갑자기 곁을 떠나신 선생님이 그립다"며 눈물을 삼켰지만 시원한 목소리로 '모정의 세월'을 선사했다.

가수 조영남도 '모란 동백'을 불렀다.

가수 박일준은 "매주 송해 선생님이 이 극장에서 노래하시곤 했는데 안 보이니까 참 섭섭하다"며 '인생은'을 불렀다.

송해를 아버지처럼 모시고 따랐다는 가수 현숙은 "(여러분은) 아빠 몫까지 오래 건강하시라"며 '오빠는 잘 있단다'를 '아빠는 잘 있단다'로 개사해 열창했다.

이어 무대에 오른 가수 배일호는 '나는 당신이 좋다'를, 가수 조항조는 "저 먼 곳에서 바라보시는 송해 선생님이 흐뭇하고 행복하실 것"이라며 '고맙소'를 불렀다.

코미디언 심형래는 "송해 선생님이 우리 개그맨들한테는 아버지 같은 사람이시다"며 '오빠 생각'을 트럼펫으로 연주했다.

관객들은 연주에 맞춰 노래를 따라불렀다.

송해와 동향인 방송인 이상벽은 무음으로 틀어놓은 고인의 영상을 향해 허리를 숙였고, 이어 함께 전국 순회공연을 할 때 즐겨 불렀던 '나팔꽃 인생'을 열창했다.

추모 행사를 주최한 김은주 추억을파는극장 대표는 "추모 행사라기보다는 선생님의 뜻을 이어가는 행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양질의 무대를 만드는 일에 힘써온 고인의 큰 뜻을 이어받아 매주 월요일 극장을 무료 대관하고 이날 수익금으로 어르신 관객들에게 미끄럼 방지 매트를 제공하겠다"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