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부진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국장 이탈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10대부터 60대 이상 모든 연령대에서 해외 주식 비중을 급격히 늘리고 있다. 보유 중인 국내 주식도 과반이 미국 상장지수펀드(ETF)로 이뤄져 있어 실제 해외 주식 투자 비중이 더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9일 한국경제신문이 NH투자증권에 의뢰해 집계한 수익률 상위 10% 투자자 가운데 60대 이상의 해외 주식 보유 비중이 전체 자산군에서 42.24%로 1위(지난 4일 기준)를 기록했다. 올 상반기 말까지만 해도 해외 주식 비중이 33.41%였으나 반년도 안 돼 8.83%포인트 증가했다. 이들의 국내 주식 비중은 같은 기간 51.12%에서 42.11%로 감소했다. 50대 역시 해외 주식 비중(37.58%→45.96%) 늘어난 반면 국내 주식은 49.53%→39.95%로 급감했다. 40대도 해외주식 비중(46.10%→53.55%)이 국내주식(40.98%→33.01%)을 웃돈다. 해외 주식에 빠르게 뛰어들었던 30대 이하 젊은층에선 쏠림이 두드러진다. 30대 이하 계좌의 해외 주식 비중은 평균 64.05%였다. 부모가 대신 투자해주는 사례가 많은 10대 투자자는 전체 자산군에서 해외 주식 비중이 70%에 육박했다.10대부터 50대까지 국내 보유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평균 56%가 미국 지수를 추종하는 ETF로 나타났다. 실제 해외 주식 투자 비중이 더 높다는 얘기다. 10대와 2030대는 상위 10개 종목 중 60% 이상이 해외 ETF가 차지했다. 40대는 절반, 50대는 40%가 미국 ETF로 채워져 있었다. 50대의 미국 ETF 보유 비중은 반년 사이에 2배 증가했다.해외주식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로 자리잡은 셈이다.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마저 1400원대를 돌파해 외국인 이탈이
원·달러 환율이 '탄핵 정국'으로 정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1440원 사정권대로 진입했다. 원화 기반 자산에 대한 회피 심리가 커진 탓이다.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나란히 연중 신저가를 갈아치우며 지난 8월5일 '블랙먼데이' 사태를 재연했다. 특히 코스닥은 5% 넘게 급락하며 56개월 만에 최저치를 다시 썼다.9일 오후 3시30분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7.8원 오른 1437.0원을 기록했다.이날 서울 외환시장 개장 직후인 오전 9시6분께 1430원대를 돌파한 원·달러 환율은 오전 11시 이후 오름 폭을 키워 1438원대를 찍으면서 1440원대 진입을 시도했다. 정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30원대를 기록한 건 2022년 10월26일(1432.4원) 이후 약 2년1개월만이다.다만 오후 들어 외환당국 추정 개입 물량으로 상승폭을 다소 낮췄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 1419.2원보다 6원80전 오른 1426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환율 개장가가 1420원을 넘긴 것도 2022년 11월4일(1426원) 이후 2년여 만이다.이날 원·달러 환율 상승은 지난 주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불성립되면서 탄핵 정국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진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불안 심리가 확대되면서 원화 자산에 대한 매도 포지션을 가져가고 있는 것이 환율 상승으로 이어진 것으로 추측된다.코스피와 코스닥은 동반 연저점을 갈아치웠다.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67.58포인트(2.78%) 내린 2360.58에 마감했다. 지난 8월5일 '블랙먼데이' 당시 기록했던 2386.96보다 낮은 수치다. 지수는 비상계엄 사태 후 첫 거래일인 4일부터 이날까지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개인의 매도세가 집중되
"원·달러 환율 1500원 찍나요. 안 그래도 회사 망할 분위기인데요."9일 오전. 한 중견회사 관계자는 한숨을 내쉬었다. 화학제품 트레이딩을 담당하는 이 회사는 장초반 환율이 1430원까지 오르자 초비상에 걸렸다. 이 회사는 은행에서 만기 6개월 무역차입금인 유전스(USANCE)로 달러를 조달해 제품을 사들였다. 중견회사라 장기차입금은 언감생심이고 환헤지(위험회피)도 하지 않았다. 이 회사 직원은 "환율이 치솟으면 달러 빚 부담이 커지면서 회사가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이날 원·달러 환율은 6원 80전 오른 1426원에 출발했다. 환율은 장 초반에 1430원대까지 뛰기도 했다.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이어 7일 대통령 탄핵안이 정족수 미달로 폐기되면서 불확실성이 확대된 결과다. 외국인은 지난 4~6일에 주식과 채권을 1조5217억원어치를 투매했다.불안감이 커지면서 외국인은 국내 시장을 등지고 있다. 계엄 사태 직후인 4~6일에 외국인은 증시에서 1조111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KB금융(순매도 3329억원), 삼성전자(2843억원), 신한지주(1014억원), 현대자동차(914억원), 기아(492억원) 등 금융주와 대형주를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투매했다.이 같은 투자자 이탈은 환율 고공행진과 자금시장 냉각을 불러오는 등 한국 경제 곳곳에 부정적 파급효과를 불러올 전망이다.국채도 던지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4~6일에 3년 국채선물을 5106계약(액면금액 5106억원) 순매도했다. 외국인이 주식과 채권 순매도 자금을 달러로 환전하면서 달러 가치를 밀어 올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출 기업도 달러가 오름세를 이어가자 환차익을 노리고 들어오는 달러 자금을 시장에 푸는 것을 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