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온스글로벌이 투자한 미국의 클렌 나노메디슨이 주력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의 유럽 희귀의약품 지정을 앞두게 됐다.

클렌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유럽의약청(EMA) 산하 희귀의약품위원회(COMP)로부터 ‘CNM-Au8’의 희귀의약품 지정 신청에 대해 ‘긍정 의견(Positive Opinion)’을 받았다고 밝혔다. 회사는 CNM-Au8을 루게릭병(ALS)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

유럽은 1만명당 5명 이하에게 영향을 미치는 심각하거나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의 치료제를 희귀의약품으로 지정한다.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되면 신약 승인 후 10년 간 판매 독점권 등의 혜택을 제공받는다.

CNM-Au8에는 클렌이 개발한 나노촉매제가 포함돼 있다. 이 나노촉매제는 뇌세포가 에너지 보유량을 늘리고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력을 높이게 한다.

이번 COMP의 의견은 CNM-Au8의 ALS 동물모델 전임상 및 글로벌 임상 2상(RESCUE-ALS)의 결과가 바탕이 됐다.

클렌은 이달 14일 RESCUE-ALS의 공개(오픈 라벨) 확장 시험의 결과를 발표했다. 당초 ESCUE-ALS은 36주간 총 45명의 ALS 환자에게 매일 30mg의 CNM-Au8(23명) 또는 위약(22명)을 투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후 130주까지 치료 기간을 연장한 오픈 라벨 확장 시험을 추가로 실시했다. 클렌은 추적관찰에 실패한 2명을 제외한 총 43명의 데이터를 확장 시험에서 확보했다. 여기에서 루게릭병 환자의 사망 위험을 70% 낮춘 긍정적 결과를 얻었다. 유의미한 안전성 문제도 발견되지 않았다.

롭 에더링턴 클렌 최고경영자(CEO)는 “RESCUE-ALS 시험의 오픈 라벨 확장 시험에서 CNM-Au8이 입증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에 매우 고무돼 있다”며 “CNM-Au8을 환자들에게 가능한 한 빨리 사용하기 위해 EMA와 지속 협력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휴온스글로벌은 2020년 9월 클렌의 시리즈D 투자에 참여했다. 클렌과 전략적 협력 관계를 지속한다는 구상이다. 휴온스글로벌 측은 “클렌은 나노촉매제 기반 독자적 플랫폼을 갖추고 있어 향후 그룹의 중장기 성장을 이끌 새로운 파이프라인을 개발하는 데 협력할 수 있을 것”이라고 투자 이유를 밝혔다. 지난 3월 말 기준 휴온스글로벌은 클렌 지분 약 0.09%를 보유하고 있다.

클렌은 당시 시리즈D 투자 유치로 총 4200만달러(약 55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이 자금을 바탕으로 CNM-Au8을 ALS 다발성경화증(MS) 파킨슨병 등 다양한 신경계질환 치료제로 개발하겠다고 했다.

이도희 기자 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