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패배 후 '3M', '이모' 악재에 당내서 해체론까지…입지 흔들려
사법특위 맞물려 상임위서 '이슈 파이팅' 가능성…위기 벗어날까
민주 '처럼회' 강경파, 대거 법사위로…'검수완박' 시즌2?
21대 후반기 국회 상임위원회 구성이 완료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강경파 초선 모임 '처럼회' 의원들이 대거 법제사법위원회에 포진했다.

처럼회는 대선 패배 이후 당내에서 '해체론'이 나올 정도로 수세에 몰린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상임위 배정을 계기로 처럼회 의원들이 다시 법사위 활동을 중심으로 검찰개혁에 강경한 목소리를 내며 존재감을 키우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당내에서 나오고 있다.

그만큼 법사위에서 여야간 첨예한 전선 형성을 예고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24일 국회에 따르면 처럼회 의원 가운데 김남국·김승원·김의겸·이탄희·최강욱 의원 등 5명이 법사위에 배정됐다.

전체 민주당 법사위원 10명 가운데 절반에 달하는 숫자다.

여기에 문재인정부 법무장관 출신인 3선 박범계 의원, 재선 박주민 의원 등은 처럼회 소속은 아니지만 검찰개혁 이슈에 있어서는 처럼회 의원들과 비슷한 관점을 내비쳤다는 점에서 민주당 법사위원들의 '강경노선'은 한층 강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법사위에서 검수완박 국면 당시 벌어졌던 여야간 극한 대립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의 경우 한국형 FBI(연방수사국)으로 불리는 중대범죄수사청을 신설해 검찰개혁을 마무리짓겠다는 입장이지만, 국민의힘은 검수완박 법안 자체에 반대하고 있어 중수청 신설 등의 후속작업에도 반대 입장을 고수할 가능성이 크다.

물론 구체적인 검수완박 후속입법은 형사사법체계개혁 특위에서 논의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겠지만, 법사위의 특성상 검찰개혁 이슈를 피해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결국 처럼회를 중심으로 법사위가 '검찰개혁 전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실제로 처럼회의 한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새 정부 출범 후 국민들이 우리나라가 '검찰 공화국'이 되지 않을지 걱정하고 있다.

국민의 대표로서 눈을 부릅뜨고 지켜볼 것"이라며 법사위에서의 '이슈 파이팅'을 예고했다.

다만 당내에서는 이같은 흐름에 대해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터져나오고 있다.

한 초선 의원은 "처럼회의 경우 검찰개혁에 대해 전문성을 갖춘 것은 확실하다"며 "그동안 여러 잡음에 휩싸이긴 했지만, 의원들이 이런 실수를 만회하겠다는 의지를 갖고서 법사위로 향한 만큼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검수완박 국면에서 처럼회의 행보에 대해 중도층의 민심 이반이 컸던 상황에서 다시 이들이 '검수완박 시즌 2'를 연출하는 듯한 모양새가 되는 것은 민주당 전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한 재선 의원은 "검수완박 이후에도 처럼회 의원들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한국3M'를 한 후보자의 자녀로 오인한 발언, '이 모 교수'를 '이모'로 오인한 발언 등을 내놔 빈축을 사지 않았나"라며 "이들이 계속 검찰개혁 선봉에 서는 것을 국민들이 어떻게 볼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