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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세포 잡는' 대장균…위치 좌표 찍으면 항암제 맞춤 배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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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헬스케어 인사이드
    어떻게 하면 암세포만 골라서 정밀하게 공격할 수 있을까요. 오래전부터 제약바이오업계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머리를 싸매왔습니다. 표적항암제와 CAR-T 치료제, 항체약물접합체(ADC) 등이 과학자들과 제약사가 지금까지 찾아낸 답이죠. 하지만 완벽한 해결책은 아닙니다.

    표적항암제는 내성 문제가 있고, CAR-T 치료제는 흔히 백혈병이라고 부르는 혈액암 중 일부에만 듣는 한계가 있습니다. 또 표적항암제와 ADC 모두 암의 일부 돌연변이를 추적하는 특성이 있어 해당 돌연변이가 없거나 적은 환자는 쓸 수 없는 약점이 있습니다.

    최근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팀은 대장균을 조종해 항암제를 암세포에 전달한 시험 결과를 공개해 주목받았습니다. 미생물을 새로운 약물전달체로 사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지요.

    대장균이 다른 곳이 아니라 암세포로 갈 수 있었던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먼저 대장균은 산소가 적은 환경을 좋아하는 혐기성 미생물입니다. 암세포가 자라나는 곳은 빠른 성장 때문에 산소 소모가 크고, 혈관이 엉망으로 발달해 있어 산소가 효과적으로 전달되지 않습니다. 대장균이 좋아하는 혐기성 환경이 암세포가 있는 곳에서 만들어지는 셈이지요. 대장균은 섬모를 움직여 원하는 환경을 향해 스스로 움직일 수 있습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연구팀은 이 대장균에 자성 물질을 붙였습니다. 외부에서 자기장을 형성해 대장균이 암세포로 향하도록 조종한 것입니다.

    연구팀은 이 대장균에 자성물질 외에도 리포솜으로 감싼 항암제를 단단히 붙였습니다. 이 리포솜은 암세포 주변의 낮은 산도(pH)에 의해 녹아 열리게 됩니다. 외부에서 근적외선을 쪼여 리포솜이 하나도 빠짐없이 항암제를 분비할 수 있도록 돕기도 했죠. 대장균의 목적지를 외부에서 입력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배달’하고자 하는 항암제를 원하는 시점에 꺼낼 수도 있으니 로봇이라고 봐도 된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입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어드밴스’ 7월 15일자에 실렸습니다.

    약점도 있습니다. 대장균은 기본적으로 독성이 있어 패혈증이 유발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이 실험은 동물이나 사람에게 한 것이 아닙니다. 3차원으로 암조직을 본떠 만든 유사체에서 이뤄졌습니다.

    미생물 같은 단세포 생물이나 세포를 이용한 마이크로로봇 연구는 국내는 물론 독일 스위스 캐나다 등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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