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법 "아이가 느꼈을 고통과 공포를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2살 딸 굶겨 숨지게 한 20대 친모·계부 모두 징역 30년
2살 딸을 굶겨서 숨지게 한 20대 친모와 의붓아버지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울산지법 형사11부(박현배 부장판사)는 22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 살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친모 A씨와 의붓아버지 B씨에게 각각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A씨 등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 초까지 31개월 딸과 17개월 아들에게 밥을 제때 주지 않고 울산 남구 원룸 집에 상습적으로 방치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특히, 딸이 숨지기 전 2주 동안은 먹을 것을 사실상 아무것도 주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아동수당과 양육비 등을 받았으면서도 돈이 없다며 음식을 주지 않고, 자신들은 친구를 만나서 놀거나 PC방에 가서 게임을 했다.

길게는 25시간가량 아이들만 둔 채 집을 비우기도 했다.

B씨는 딸이 쓰레기를 뒤져 집을 어질러 놓은 것 등에 화가 나 볼을 꼬집거나 머리를 때린 사실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딸은 영양실조와 뇌출혈로 사망했고, 아들이 역시 건강 상태가 매우 나쁜 상태로 지난 3월 발견됐다.

재판부는 "아이가 느꼈을 고통과 공포를 가늠하기조차 어렵다"며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앞서 검찰은 "A씨 등이 반려견은 돌보면서도 정작 배고파 개 사료나 개 배설물을 먹고 쓰러진 자녀를 발견했을 때 적절한 구호 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두 사람에게 모두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연합뉴스